인터넷TV(IPTV)의 드라마 다시보기 유료 서비스 기간이 연장됐지만, 방송사들의 '잇속 챙기기'로 인해 정작 드라마 저작권자인 드라마제작사들은 이득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제작사들은 IPTV의 성장성이 크지만, 방송사와의 '갑을'관계로 인해 불합리한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8일 방송 및 드라마제작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IPTV 무료 다시보기 서비스 개시일이 본방송 종료 1주 후에서 3주 후로 바뀌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국과 유료방송사업자는 IPTV 가입자 확대를 위해 본방송 종료 후 1주일이 후부터 무료 VOD(주문형비디오)를 제공해 왔지만 앞으로는 3주일 후부터 무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3주 전에 VOD를 시청하기 위해선, 편당 700원(SD) 또는 1000원(HD)을 지불하거나 정액제를 결제해야 한다.

IPTV 다시보기 유료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 곳은 드라마제작사. 그러나 정작 저작권자인 드라마제작사들은 IPTV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드라마의 IPTV 권리 전부를 방송국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 현재 드라마제작사들은 방송국과 드라마 방영권 계약시 IPTV 권리 전부를 양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그동안 방송국들이 정액제 사용자가 많아 정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IPTV 권리 양도를 요구해 왔다"며 "제작사 입장에선 방영권 계약을 맺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권리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IPTV VOD 서비스의 성장성을 인지한 방송국들이 '을'의 입장인 드라마제작사들과의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감으로써 수익을 독식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의 'IPTV 방송산업을 넘어 창조경제 플랫폼' 보고서에 따르면 KBS의 IPTV VOD 판매 수익은 2009년 5억6000만원에서 2011년 82억7000만원으로 14배나 급증했다. 영화 역시 지난해 IPTV 및 디지털케이블TV 영화 유통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43.9% 증가한 13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문화부는 방송국과 외주제작사의 '갑을'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제정안을 발표했다. 계약관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졌지만 부가판권 등 미흡한 부문이 아직 많다는 게 드라마 업계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영화 IPTV 시장의 기록적인 성장을 보면서도 방송국들이 드라마 IPTV 권리를 더욱 놓으려 하지 않는다"며 "드라마 시장 건전화를 위해서는 방송국들이 휘두르는 횡포를 바꾸는 게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by 100명 2013. 8. 19.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