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퓨터도 한국선 기죽네

기사입력 2008-06-08 17:03
한국HP가 컬러프린터에 이어 국내 PC시장에서도 토종업체에 비해 갈수록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의 ‘2008년 1·4분기 국내 PC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분기 PC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하는데 그쳤다. 데스크톱 PC는 9%가량 줄어들었지만 노트북PC가 23%나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

올 1·4분기 삼성전자는 총 45만2000여대의 PC(데스크톱·노트북 포함)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36%를 차지,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LG전자도 1·4분기 총 21만8000여대를 판매, 1년 만에 다시 20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시장 점유율도 17%로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선전했다. 삼성과 LG전자의 판매량을 모두 더하면 총 67만여대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다. 올 들어 국내 소비자 둘 중 하나는 삼성이나 LG의 컴퓨터를 구입했다는 뜻이다. 3위 삼보컴퓨터 역시 1·4분기에 14만7000대를 팔아 한국HP의 11만7000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그러나 유독 한국HP는 노트북 부문 부진에 이어 데스크톱의 경우에도 조립업체인 주연테크에도 밀려 5위에 그치는 등 ‘세계 컴퓨터업계 제왕’으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한국HP는 국내 노트북시장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내내 4만여대 판매에서 맴돌다 올 1·4분기 5만대로 회복했다. 그러나 삼성의 18만3000대, LG의 12만여대에 크게 뒤진 데다 삼보마저 4만4000여대로 HP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언제 삼보에 뒤집힐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한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나 성장한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무려 64%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LG전자 역시 40%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데스크톱의 경우 특히 삼보컴퓨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보는 올 1·4분기에 LG전자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1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 반면, 이 기간 한국HP의 판매량은 6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만4000대나 줄었다.

업계 전문가는 “HP가 유독 한국시장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며 “제품 경쟁력보다 경영과 마케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y 100명 2008. 6. 8.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