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채 지워지지 않는 응용 소프트웨어(앱)가 수십 종이 넘고 있다. 일부 필수 앱은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앱도 많아 오히려 이용자들의 짜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에서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앱은 무려 70여종에 이른다. 휴대폰 제조회사가 넣은 앱, 이동통신업체가 넣은 앱, 그리고 운용체제(OS)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구글이 넣어놓은 앱 등 모두가 수십개씩 탑재하다 보니 마냥 늘어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4'의 경우 ▦SK텔레콤용에 69개 ▦KT용에 64개 ▦LG유플러스용에 66개의 기본 앱이 들어 있다.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에 탑재된 기본 앱은 ▦SK텔레콤용 78개 ▦KT용 71개 ▦LG유플러스용 73개 등으로 모두 70종 이상이다.

모두가 꼭 필요한 앱은 아니다. SK텔레콤의 경우 관계사인 SK플래닛의 인터넷쇼핑몰 11번가,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메신저인 '네이트온' 및 싸이월드 앱 등이 기본 탑재돼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의 음악서비스인 '지니', 동영상 서비스 '올레TV', 쇼핑서비스인 'U+ 쇼핑'앱 등을 기본으로 깔아 놓았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앱이 기본 탑재돼 있다 보니 저장 공간인 메모리 용량을 잡아 먹고 스마트폰의 처리 속도를 떨어뜨리며 배터리도 빨리 닳게 만든다. 안 쓰는 앱이어서 삭제하려 해도, 일부 앱은 아예 삭제버튼조차 없다. 대신 '사용 안 함' 버튼이 있지만 이를 설정할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타나 이용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기본 탑재된 앱은 건드릴 수 없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이용자들은 불필요한 앱이 저장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원하는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기회마저 줄어드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이 '앱을 끼워 팔기 하는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지울 수 없는 기본 앱을 무더기로 탑재한 것은 제조사와 통신업체들이 앱을 강제로 끼워 파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런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수수방관하는데 시급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y 100명 2013. 8. 29. 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