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별로 망 확보..KT, 비상사태 대비해 백본망 운영[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관계자 일부가 지하조직을 결성해 유사시 주요 기간 통신시설 등을 파괴할 계획을 세웠다면서 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혐의’ 수사에 나선 가운데 KT의 서울 혜화동 지사와 분당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목표’였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KT 혜화지사는 KT의 인터넷망을 해외로 연결해 주는 주요 관문 중 하나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이 비밀조직이 북한의 남침시 철도와 유류저장소 등과 함께 이곳을 공격해 국가통신기능의 마비를 획책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고 해도 국내 인터넷망이 완전 마비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설명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KT 말고도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에서도 자사 인터넷망을 해외로 연결해주는 시설을 갖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사업자들이 유사시에 대비해 백업 망이나 다른 경로를 보유하고 있고, 우회망을 공유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혜화지사나 구로지사, 분당 IDC 등이 주요 통신망이 모여 있는 KT의 핵심 시설인 것은 맞지만, 만에 하나 이곳의 기능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해도 백본망 이중화 등이 적용돼 있어 국가 전체 인터넷이 마비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래픽을 우회시키는 만큼 평상시만큼 원활한 속도는 낼 수 없게 된다.

KT는 국내 공중교환전화(PSTN)의 약 90%를, 초고속인터넷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03년 1·25 인터넷 대란은 서버의 약점을 이용한 ‘슬래머웜’이 KT 혜화전화국의 DNS서버로 트래픽을 집중시키면서 순차적으로 인터넷 마비 사태가 초래되기도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침해사고대응단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네트워크 기술이 크게 향상됐고, 비상시 가동할 백본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면서 “지역적으로 어느 정도 장애가 야기되는 정도에 그칠 수는 있겠으나, 한 사업자의 관문이 마비된다고 해서 전국적 마비 상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13. 8. 29.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