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다"…단독 개봉 붐

"극장마다 똑같은 영화는 이제 그만"

스크린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특정 영화를 단독 개봉하는 차별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케빈 스페이시와 한국계 애런 유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21'은 19일부터 CJ CGV와 계열사인 프리머스 시네마 40여 개관에서만 만날 수 있다.

CGV는 올 2월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4월 애니메이션 영화 '미운오리새끼와 랫소의 모험'도 단독 개봉했다.

메가박스는 아예 자체 영화브랜드인 '무비온스타일'을 만들어 해외에서 직접 사온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무비온스타일'은 친구, 연인과 함께 극장을 자주 찾는 중요한 관객층인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쉬즈더맨',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등의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를 소개해왔다.

롯데시네마는 3월 가족영화 '워터 호스'에 이어 5월 애니메이션 영화 '명탐정 코난-베이커가의 망령'을 홀로 개봉했다.

씨너스 역시 3월 다른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를 골라 디지털 시네마 플랫폼(DCP) 방식으로 상영하는 자체 브랜드 '캔디'를 내놓고 첫 작품 '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를 선보였다.

극장별 단독 개봉 바람은 2002년 말 977개이던 전국 스크린 수가 2007년 말 2천58개로 늘어나 극장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서비스뿐 아니라 자체 콘텐츠까지 강화하려는 극장들의 자구책이다.

장경익 메가박스 프로그래밍팀장은 "관객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직접 찾아내 상영하면 극장의 경쟁력도 높이고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무비온스타일' 브랜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규모 개봉으로 영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타깃 관객층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에 영화관과 수입·배급사, 양쪽에게 모두 이익이라는 점도 주요인이다.

임성규 롯데시네마 홍보 담당 과장은 "롯데시네마는 주로 백화점과 함께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 관객이 많아 배급사와 극장에 모두 좋은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어린이와 주부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단독 개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8. 6. 8.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