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IPTV 풀HD 서비스 출시한 LG유플러스. 사진=연합

IPTV업계가 정부와 케이블TV 업계가 추진중인 8VSB 도입정책에 맞서 공동주택에 통합 셋톱박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케이블TV 업계에 이어 IPTV도 단방향 방송서비스 확대를 선언하면서,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디지털 양방향 방송시대에서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지난 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진행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8VSB 정책과 관련한 간담회에서 공동주택내 통합 셋톱박스 설치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IPTV 사업자 측은 "8VSB 정책이 도입될 경우 케이블사업자들과 공정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IPTV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셋톱박스 없이도 IPTV 수신이 가능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을 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존에는 IPTV 사업자가 보낸 방송신호를 각 가정에 설치된 셋톱박스로 전달해 시청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을 바꿔, 아파트 관리소나 공시청망 시설실 등에 IPTV 셋톱박스를 두고 신호를 받은 후 각 채널에 8VSB 변조 설비를 한 후 신호를 통합하면 IPTV 방송의 8VSB 신호 전환이 가능해 진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공동주택의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IPTV 업계가 공동 셋톱박스 카드를 꺼내든 것은, 케이블업계에 8VSB 송출이 확대될 경우, IPTV 업체들이 아파드 단지 등 공동세대 단위의 영업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케이블이 8VSB를 강행한다면 IPTV도 공동주택 공시청망에 셋톱박스를 설치하고 IPTV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기술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상일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K-Labs) 팀장은 "케이블은 8VSB 송출 시 주파수 효율이 떨어져 채널이 줄어들지만 IPTV는 기술적으로 이 같은 염려가 없다"며 "반대로 통신사들은 모바일 결합상품 마케팅을 잘하기 때문에, IPTV의 8VSB는 케이블에 타격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케이블 업계에 이어, IPTV 업계도 8VSB 방송에 가세하겠다고 나서면서, 미래부가 8VSB 정책추진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이나 IPTV나 너나 할 것 없이 단방향의 반쪽 짜리 디지털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아우성인 셈"이라면서 "셋톱박스 비용을 줄이고 저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의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호 개별PP발전협의회 회장은 "8VSB 시행됐을 때 저가 고착화나 종편 중심으로 한 일부 채널의 특혜 조치가 있어 보인다"며 "개별PP의 땅이 좁아질 테니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구를 미래부 측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8. 30. 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