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의  열흘에 걸친 주파수 경매 전쟁이 3사3색으로 갈렸다.  KT는 쓴웃음을, SK텔레콤은 흐뭇한 미소를, LG유플러스는 헛웃음을 지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 “KT는  1.8GHz 인접대역(D2)을 9001억 원에, SK텔레콤은 또 다른 1.8GHz(C2)를 1조 500억 원에, LG유플러스는 2.6GHz(B2)를 최저경매가격인 4788억 원에 낙찰 받아 총 낙찰가는 2조 4289억 원”이라고 밝혔다.

KT는 주파수 경매 열흘째인 이날 50라운드에 걸친 1단계 오름입찰에 이어 2단계 밀봉입찰까지 진행한 끝에 기존 주파수와 인접해 있는 1.8㎓대역 15㎒폭의 주파수를 차지했다. KT가 그토록 원하던 인접대역 확보에 성공하면서 경쟁사보다 더 쉽고 빠르게 LTE 광대역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타업체와 달리 LTE 주력망을 1.8GHz로 하고 있기 때문에, 3000억~4000억원 정도만 추가 투자하면 2배 빠른 ‘광대역 LTE’를 전국에서 할 수 있다. 그동안 경쟁사의 한발 빠른 LTE-어드밴스드(LTE-A) 서비스 출시에 밀려 고전하던 KT가 시장 탈환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낙찰가 9001억원이 당초 거론되던 적정가 수준에 비해 높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KT는 당초 이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는데 7000억원을 적정선으로 평가했다. 예상보다 2000억원을 더 투입한 셈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높은 가격부담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다만 KT가 확보한 주파수가 별도의 투자비용 없이 현재보다 4배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정 적정가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KT가 주파수 확보를 통해 통신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높일 수 있고 광대역 서비스를 구축하는 최소 1조3000억~최대 2조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분석했다.

SKT는 이번 입찰에서 실리와 명분을 두루 챙겼다. SKT는 적정 가격에 원하던 주파수를 확보하는 동시에 경쟁업체인 KT에 대해서는 많은 비용을 치르도록 유도하는 역할까지 해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향후 광대역 LTE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1.8GHZ 대역을 추가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1.8GHz를 확보함에 따라 기존에 받아 둔 1.8GHz를 반납해야 하지만 이번에 35MHz 폭을 새로 가져가면서 반납하는 주파수(20MHz)를 뺀 15MHz의 가격인 4500억 원만 추가로 부담하면 되므로 전략적으로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LG유플러스는 최저경매가격으로 2.6GHz를 확보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당분간 LTE-A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됐다. 2.6GHz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아직 덜 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투자를 단행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LTE-A를 위한 기존 주파수(2.1GHz) 고도화를 서두를 전망이다. 또한 경쟁사 광대역 LTE보다 자사 LTE-A가 속도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려면 LTE-A 품질을 높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번 입찰 결과로 지금 당장 각 통신사의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각 통신사에 선반영됐고, 2011년의 경우처럼 주파수 경매가 끝난후 다시 ARPU, 무선 가입자 증감, 마케팅 비용 등 실적 전망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by 100명 2013. 9. 2.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