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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中 동북공정 주장 담은 책 펴내
[쿠키 사회] 입시 준비에 여념이 없을 고교 3년생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담은 책을 펴냈다. ‘내가 본 중국, 그리고 동북공정’(도서출판 답게)을 최근 출간한 경기고 3학년 이경원(17)군이 그 주인공이다.
경기도 양평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군이 평소 존경하는 인물은 이곳 출신인 다산 정약용과 북학파의 거두 연암 박지원. 이들의 개혁성향과 선견지명을 흠모하던 이군은 고교 1·2학년 방학기간을 이용해 두 사람의 행적을 따라 세 차례 중국을 답사했다.
“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문화의 중심지 베이징에서 21세기 정약용과 박지원이 되어 동북공정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 역사학도 지망생으로서 답사를 통해 학문적 목표를 세워보겠다는 의도도 있었고요.”
이군은 만리장성박물관을 답사하던 중 평양까지 이어진 만리장성 지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나라 때 지도로 BC 206∼AD 220 연도가 명시돼 있고, 한반도와 연결된 부분에는 강조 표시까지 해놓았더군요. 중국의 치밀한 동북공정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팔달령산성을 돌아보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 드라마를 떠올렸다는 이군은 “만리장성을 넘어 드넓은 땅을 정복하려 했던 선조들의 행로와 의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다양한 문화유적을 둘러본 이군은 중국의 중화주의를 막으려면 우선 국력을 키워야 하고, 남북이 힘을 모아 영토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군이 역사학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어머니 이은경(50)씨가 소장하고 있는 2000여점의 중국 도자기를 보존·연구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군은 이를 위해 지난해 칭화대에서 도자기 심포지엄을 수료하고 중국 역사학자들과 교류를 가졌다. 또 지난해 연세대 여름학기에 주역을 주제로 대학과목 선이수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이군의 이런 열정은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취미로 수집한 소장품으로 도자기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인 어머니의 지원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잘못된 동아시아 역사를 바로잡는 역사학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이군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서 고대사를 공부하고 나서 중국에서 역사학을 배워 동북공정에 대항하는 이론을 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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