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석채 KT 회장이 광대역 주파수 확보를 발판 삼아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특히 사내 일부 반대세력에 대해서는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바깥에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이들은 나가야 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회사 안팎에서 제기된 '사퇴론' 등 거취 논란을 일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일 오전 KT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KT LTE-A No.1 결의대회'에서 1.8㎓주파수 확보를 기념하는 사내방송 연설에 나섰다. 연설에서 이 회장은 "지난 2년간 KT가 LTE전쟁에서 밀리면서 어디서 다시 반전에 나설지 엄청난 고심을 했을 것"이라며 "정말 고생 많았다"고 치하했다. 또 주파수 경매 결과에 대해서는 "100원이라도 더 싸게 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또 이 회장은 "계속 밀리면 6·25 때처럼 바다 속으로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기를 강조하면서 "대반격을 하려면 지혜와 열정과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현실은 냉엄하며, 놀고먹어도 지탱해줬던 전화수익(PSTN)은 이제 없다"면서 이제 "모바일이 미래를 지배할 것이며, 여기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부분에서 이 회장은 "수많은 혁신을 한다며 신문지상을 장식했지만 내부의 고질적 문제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다"며 내부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회장은 "KT는 내 기업이라는 주인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자기의 울타리, 회사, 집이 무너져가는데도 바깥에 대고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이렇다 저렇다 끊임없이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면서 최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논란에 빗대 "피땀 흘려 만든 나라를 기둥부터 뿌리 뽑으려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회장은 "우리 회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땀을 흘렸고 고귀한 생명이 사라졌고 여러분들도 지금도 얼마나 고생하고 있느냐"면서 "그런데 앉아서 혜택은 다 받고 뒤돌아서서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누적 적자가 9000억원이니 인공위성을 팔아먹었느니, 땅을 팔아먹었느니, 집을 팔아먹었느니 같은 쓸데없는 소리를 바깥에 전달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런 이들을 이제 여러분들의 힘으로 막아야 하며, 게으른 사람, 아직도 태평인 사람은 나가라고 걷어차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총부리를 겨누고 앞으로 나가지 않을 거면 최소한 회사를 해코지하지 말라는 얘기는 확실히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임기 5년차를 맞은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래 안팎에서 끊이지 않는 '거취 논란'을 잠재우고 부진한 경영환경 등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청와대로부터의 사퇴종용설 등으로 또 다시 외압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광대역 주파수 확보는 이 회장이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고 경영 드라이브를 걸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앞서 하루 전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성공적인 주파수 확보는 KT가 모바일 사업 선두주자로 역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대주주가 없으면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편견이자 허구임을 KT렌탈, BC카드, 스카이라이프 등 실적으로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by 100명 2013. 9. 4. 0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