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이동통신사를 두고 21세기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2일(현지시각) 최종 성사됐다. 단연 절반 가량의 지분 인수에 1천300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인 점이 눈길을 끈다.

 

버라이즌과 보다폰이 55대 45로 비율로 합작 설립한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지분을 버라이즌이 모두 인수하는데 한화로 144조원을 지불했다. 인수비용은 589억달러는 현금으로, 602억달러는 버라이즌 주식, 나머지 110억 달러 가량은 기타 형태로 지급된다.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란 미국에서 가입자 1억1천만을 내세운 최대 이통사다. 하지만 인수액을 볼 때 총액 300조원이 넘는 가치의 회사라는 점은 이례적으로 비춰진다. 국내 이통사에 비교해 15~30배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3일 오전 기준 SK텔레콤 시가총액은 17조9천억원 가량, KT는 9조7천억원 수준이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연구원들은 “100% 자회사 편입라는 프리미엄으로 버라이즌이 지불한 인수금액이 상당이 높아졌다”며 “실제 시장서 거래되는 주식으로 볼 때 평균적인 버라이즌의 시총은 200조원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식 거래가 기준으로 45%의 지분이면 100조원에 못미친다는 설명이다.

 


국내 이통사의 시총은 미국이 아니라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의 시총은 80조 내외로 국내보다 훨씬 큰 규모다.

 

NTT도코모는 가입자 6천150만 가량을 거느린 일본 최대 이통사다. 소프트뱅크는 아이폰 효과에 힘입어 성장한 뒤 최근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시총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가입자 규모만 비교할 때 NTT도코모는 SK텔레콤의 약 2배 가량이다. KT와는 약 4배의 차이를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7월말 기준 국내 이통3사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2천714만7천375명, KT가 1천640만9천358명, LG유플러스가 1천58만7천259명이다. 반면 시총은 4배에서 9배까지 벌어져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비교해도 국내 이통사의 시총이 낮은 이유로는 낮은 인수합병 가능성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 “한국 통신시장의 경우 더 이상 사업자간 M&A 가능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 비교해 가입자 차이가 4배 수준인데도 1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이동통신사가 3사 체제로 이뤄진 뒤 업계 순위는 가려지지만 어디 한 곳이 완전한 약자도 아니고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장벽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정부가 과점을 용인하지 않는 이상 M&A가 일어난다 해도 상당 규제가 내려질 것이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9. 4.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