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외국인들이 꾸준히 한국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아시아 일부 나라에서 금융위기 우려가 나왔지만 오히려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만 키웠다. 외국인이 몰리면서 주가지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에 외면 받으며 주가가 하락한 종목도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16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만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신흥국의 금융위기와 중동 정세 불안 등 악재가 잇따랐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국내 증시 투자를 늘렸다. 다만 이 기간 모든 종목들이 외국인들의 투자 대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외면을 받은 종목들도 있다.

가장 외국인 이탈이 심했던 종목은 지난달 29일 네이버와 분리 상장된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다.

NHN엔터는 거래 시작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1804억원에 달한다. NHN엔터의 외국인 지분 비중도 지난달 29일 50.89%에서 이날 40.50%로 10% 넘게 빠졌다. NHN엔터 주가는 분리 상장일인 지난달 29일 시초가 14만9000원에서 현재 10만9000원으로 30%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네이버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이 몰렸다. 상장 이후 네이버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348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NHN엔터 다음으로 KT 주식을 많이 팔았다. 순매도 규모가 약 800억원이다. 지난달 말 실시된 LTE(롱텀에볼루션)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KT는 팔고 경쟁사인 SK텔레콤 주식은 사들이면서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KT에 이어 외국인은 KB금융, 대우조선해양, LG생활건강, 만도 등도 400억~70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삼성생명(-466억원)과 삼성물산(-391억원), 삼성엔지니어링(-243억원)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도 규모도 상당했다.

한편 외국인은 지난달 13일 이후 최근까지 삼성전자 주식 1조2421억원어치를 사들여 가장 많이 순매수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3073억원, 2939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밖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에도 외국인 자금이 몰리며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으로의 집중 현상이 나타났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계속되는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 현상은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과 막대한 외환보유고, 저평가 매력 부각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수급으로 보더라도 올해 외국인은 여전히 7조원 이상 순매도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9. 5.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