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독립경영 침해, 기업활동 위축” 우려
정준양·이석채 회장 “아직은 때가 아니다” 외압 반발

(CNB=도기천 기자) 포스코와 KT 등 일부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민영화 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그룹 회장 선임 등에 있어 정부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기업자율성이 크게 실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6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정 회장은 오늘도 정상 출근했고 다음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차기 협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인데 거취와 관련된 오보가 나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 임기를 18개월 가량 남겨두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 회장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명예롭게 은퇴하는 길을 택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포스코 측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정부 일각에서는 후임 회장에 포스코 외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 새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와 KT에 대한 정부 외압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최근 ‘신윤리경영 선포식’에서 ‘포스코 행복경영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왼쪽).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6월 KT 본사에서 열린 ‘통합 KT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3 CN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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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독립경영 침해, 기업활동 위축” 우려
정준양·이석채 회장 “아직은 때가 아니다” 외압 반발

(CNB=도기천 기자) 포스코와 KT 등 일부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민영화 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그룹 회장 선임 등에 있어 정부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기업자율성이 크게 실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6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정 회장은 오늘도 정상 출근했고 다음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차기 협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인데 거취와 관련된 오보가 나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 임기를 18개월 가량 남겨두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 회장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명예롭게 은퇴하는 길을 택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포스코 측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정부 일각에서는 후임 회장에 포스코 외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지난 3일 국세청이 포스코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도 정 회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2010년에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통상 5년 단위로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가 약 2년 앞당겨진 상황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정 회장은 오는 7~11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경제사절단에도 빠졌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6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국빈만찬 초청자 명단에서 빠졌고, 지난달 28일 10대 그룹 총수에 대한 청와대 오찬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런 앞뒤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사의 표명설’도 청와대가 정 회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스코와 함께 민영화된 KT에 대한 압력행사는 더 노골적이다. 청와대는 최근 이석채 KT 회장에게 조기 사퇴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포스코는 2000년 9월 완전 민영화 됐다. 외국인 지분이 절반(51.8%)을 넘으며,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국민연금 지분 5.99%뿐이다. 하지만 민영화 초기부터 정부는 포스코에 대한 연결고리를 끊지 못했다.

민영화 후 첫 회장인 유상부 전 회장은 다른 회사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산 게 문제가 돼 연임에 실패했다. 후임자인 이구택 회장은 포스코 공채 1기여서 기대를 모았으나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중도 하차했다. 이후 정준양 현재 회장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관치(官治) 인사’ 시비에 휘말려 왔다.

KT는 2002년 8월 민영화됐다. 정부는 KT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2005년 이용경 전 사장에서 남중수 전 사장으로 교체될 때부터 지금까지 각종 외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자산 규모로 포스코(81조원)는 재계 6위, KT(35조원)는 11위다. 포스코 회장은 52개 계열사, KT 회장은 5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의 청와대 외압설에 이어 정 회장에 대한 자진사퇴설까지 불거지자 재계는 민간기업에 대한 도 넘은 인사 외압이라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KT의 경우 사활을 걸고 LTE 주파수 권역을 확장해 재도약하는 중요한 시기고, 포스코 또한 세계 철강 수요 감소로 중대고비를 맞고 있는데, 이런 때에 인사 외압이 있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재계관계자는 “독립경영이 보장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실행될 수 있겠냐”며 “문제가 생기면 교체하는 방식으로는 누가 와도 외압설, 자질시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도기천 기자

by 100명 2013. 9. 6. 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