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임단협 투쟁승리 결의대회 ⓒ 씨앤앰 비정규직부

케이블 기사의 하루는 셋탑박스와의 전쟁으로 시작된다. 10분만 늦으면 아무것도 못 챙긴다. 그런데 이런 셋탑박스를 들고 가면 문적박대 각오해야 한다.

점심은 개인이 사먹어야 하고, 식사 후 옹기종기 모여 길가에 앉으면 휴게실이 된다. 그래도 쉴 수만은 없다. 항상 랜선이 부족하기 때문에 틈틈히 랜선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블 기사를 하는 청년은 스트레스로 대머리가 되었고 작업도중 운명을 달리한 기사도 있다. '번호 이동 하루 1건 필달'의 목표도 심한 과로 못지않게 스트레스를 준다.

1만 원 벌려다가 4만 원 날리는 날도 있다. 건당 수당을 받는 기사들에게 이런 날벼락이 떨어지기도 한다. 일 많을 때는 한 곳에서 머물면 안 된다, 빨리빨리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일 없을 때도 많다. 기다리다가 지쳐 어느새 잠들어버리기도 한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시간외수당, 휴일수당, 식대도 없고 월 2회 휴일에 하루 10시간~12시간씩 일하고 월 150~250만 원 저임금으로 가족들을 부양해야 한다.

"제발 사람 사는 것처럼 살고 싶고, 아빠노릇 남편노릇 하면서 가족에게 사랑받고싶어요."

삶의 기본 욕구가 보장되기를 애타게 기대하는 케이블 기사들은, 강압 영업을 시켜서 스트레스를 받고, 불규칙한 업무수량에 시달릴 뿐 아니라 당직/야간 근무로 인한 과로에 찌들어 있다.

   
 

은수미 의원(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은 지난 7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티브로드홀딩스 본사 마케팅실에서‘12년 12월 작성한「고객센터 구조 개선방안」문건에 따르면, 센터와의 계약해지 및 지역변경에 따라서 본사가 센터장을 직접 내부발탁, 외부영입, 전환배치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바지 사장을 내세워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외면하면서 노동자들을 부당하고 위험하게 노예처럼 부려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한 노조원은 "kt, skt, u+, 태광티브로드 기사들은 불공정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정을 요구하는 노동자가 있는가 하면,진정한 자유는 행동에서 나오는 법인데도 노동자는 공정하게 일할 권리와 쉴 권리를 되찾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노예근성에 젖어버리는 노동자들이 늘어가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또 "각 기업 본사들은 자기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 쥐어짜기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공룡 '갑'에게 빼앗긴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통신노조'를 결성해야 한다는 노조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 씨앤앰 비정규직부

한편 현재 파업 중인 태광 티브로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고민과 고통의 실태 및 문제점에 대해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의원과 은수미 의원이 민변에 용역 의뢰한 실태를 보고하며 문제 해결을 모색한다.

10일(화) 14시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국회도서관 4층, 421호)에서 발표 예정인 이 실태보고는 민변이 향후 소송까지도 고려해서 발표하는 자료이며,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태광 티브로드의 ‘위장고용’ 실태를 잘 정리해서 담았다고 한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 은수미 의원, 민주노총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가 주최하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케이블방송공공성강화와비정규직노동인권보장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경제민주화국민본부가 주관한다.

by 100명 2013. 9. 9.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