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 경매가 끝난 지난 한주는 이동 통신시장의 절대강자 SK텔레콤의 향후 행보를 짐작게 하는 매우 중요한 날들이었다.

 

이는 800MHz 주파수를 수십 년간 독점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던, SK텔레콤이 조만간 ‘왕좌’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한 주였다.

SK텔레콤의 무리수는 KT가 지난달 발표한 광대역LTE 서비스를 의식, 급조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터져 나왔다. KT가 서울, 수도권에서 이르면 16일부터 기존 LTE보다 2배가량 빠른 속도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SK텔레콤의 LTE-A의 경우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KT의 광대역LTE는 기존 LTE 단말기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5일 부랴부랴 ‘LTE-A+광대역LTE 통합망구축방안’을 발표, 올해 안에 서울, 수도권에서 광대역LTE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맞불을 폈다.

하지만 사고는 SK텔레콤이 광대역LTE를 발표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터졌다. SK텔레콤의 전국 통신망이 ‘먹통’이 되는 치명적 사고가 발생했다.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준비도 안된 채 다급히 내놓은 광대역LTE 발표 ‘잔칫날’이 전국 3G·LTE ‘먹통’ 사고 날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이용자 4명중 1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반쪽짜리 광대역 LTE란 비난이 쏟아졌다.

보조주파수를 광대역LTE로 서비스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4명중 1명 고객이 비싼 요금만 낼뿐 서비스를 이용할수 없다는 사전안내 설명도, 음영 지역을 어떻게 커버할지에 대해서도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SK텔레콤 박인식 사업총괄의 음영지역에 대한 ‘구차한’ 답변과 행사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터진 전국 ‘먹통’ 사고는 SK텔레콤의 독과점 서비스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분석된다.

KT가 정부와 싸워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았더라면, LG유플러스가 LTE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지 않았더라면,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등 단말기 업체와 ‘담합’해 아직도 폴더폰에, 고가요금제를 고집하고 있을 것이다. 시장은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 1위 사업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by 100명 2013. 9. 10. 0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