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유석 전 한국전파방송통신진흥원(이하 KCA)원장의 조용한 퇴임이 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KT 이석채 회장과 포스코 정준양 회장 등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3명은 모두 MB 정권시절 임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끝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양유석 전 원장은 새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월 22일경에는 직접 사표를 제출하였으며 사표수리가 늦어지자 오히려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  반면 이석채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BH가 직간접적으로 사의를 요청하였다는 설이 있지만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일 양유석 전 원장은 퇴임식을 갖고 KCA를 떠났다. 양유석 전원장의 퇴임을 홀로 보도한 '뉴스핌' 에 따르면 양유석 전원장은 2일 "과거에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인사권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라며 "미래부 장관 선임과 실국장 인선이 끝난 이후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양 전원장은 휴직 상태였던 중앙대 국제대학원 정교수로 복귀하였다.  

이와는 달리 KT,포스코 측은 현직 회장들이 임기내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KT, 포스코 및 일부 언론은 정부가 KT와 포스코의 주식을 하나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이석채 회장이나 정준양 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KT 홍보실이나 포스코 홍보실에게 얘기하는 정부의 이석채,정준양 사퇴요구가 터무니 없는 것일까?

 KT와 포스코의 뿌리부터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국영기업 내지 공기업에서 출발하여 민영화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민영화가 완성되었다고 보기 힘든 몇가지 이유가 있다. 뚜렷한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복지부 산하 국민연금이 사실상 주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KT와 포스코에 대해 CEO 선임과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명문화 된 규정이 미약함에도) 상식을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또 하나는 누가 이석채 회장과 정준양 회장을 임명했는 지를 보면 누가 이들을 해임시킬 수 있는지 답이 나온다. KT와 포스코 홍보실은 회장 선임이 CEO 추천위원회에서 임명되었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할뿐 MB 정권이 임명했다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들은 실질적인 임명은 지난 MB정권이 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이석채 회장에 대해 임명권을 행사했으면 임면권도 행사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가란 질문에 KT의 김철기 상무는 가정이 너무 많아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답했고 포스코 홍보실의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준양 회장을 임명했다는 전제가 틀렸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보실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법을 떠나 상식의 선에서 임명권을 가진 주체가 임면권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이석채 회장과 정준양 회장은 자신들을 임명한 주체가 누구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이석채 회장과 정준양 회장은 자신들의 능력이 outstanding 해서 독자적으로 회장 자리에 올랐으면 그 자리를 지켜야 할 것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고 BH나 정부에서 그들을 사실상 임명했고 시대가 바뀌어 사퇴를 요구한다면 물러나는 것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수순이 될 것이다.

by 100명 2013. 9. 10.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