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성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위한 여론몰이에 총력전을 펴는 가운데 미국에서 때아닌 종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이 시리아 현 정권 붕괴는 물론 서방의 멸망, 나아가 인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종말론의 근거가 되는 대목은 구약성경에서 예언이 담긴 이사야서 17장이다.

기원전 8세기에 활동했다는 이스라엘의 선지자 이사야는 자신의 예언서 17장에 "보라, 다마스쿠스는 이제 성읍이 아니라 폐허더미가 되리라"(1절), "그날 사람들은 창조주를 바라보리라"(7절)라고 적었다.

또 "수많은 민족과 사람들이 성난 바다처럼 포효하고 떨쳐 일어나지만 주께서 꾸짖어 폭풍 앞의 방랑초처럼 쫓겨나 흩어지리라"(12장~13장), "저녁때에 공포가 엄습하고 아침이 되기 전 그 민족들은 사라지고 없으리. 이것이 약탈하는 자들의 운명이다"(14장)라고 썼다.

그의 예언을 시리아 현 상황에 적용하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미국의 공습을 받고 잿더미로 변하지만 시리아를 공격한 미국 등 서방 세계도 신의 응징으로 멸망을 면치 못한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 연장선에서 시리아 공습을 인류 종말에 벌어질 전쟁, 즉 아마겟돈의 시작으로 보는 해석도 나오면서 '말세'의 우려를 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리아의 긴장 고조로 예언서 판매가 늘고 있다고 유력 일간지인 USA투데이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인터넷에서는 구약성경 구절을 중동의 상황과 결부시키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점치는 예언서와 목회자들의 설교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도 "예언된 마지막 날이 가까이 왔다"는 한 블로거의 주장을 전하는 등 다른 유력 매체도 시리아에 관한 구약의 예언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님의 성회'의 개리 크리스토파로 목사는 일간 플로리다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가 예언서와 관련해 우리가 지금 실제 목도하는 상황일 수 있지만 그런 가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성경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약은 예수 탄생을 예언한 것이기에 시리아 사태를 들어 종말을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무디신학교의 찰리 다이어 교수는 "다마스쿠스는 이사야서 예언대로 기원전 7, 8세기에 파괴됐다"며 "그로부터 100년 후 예레미야 선지자도 다마스쿠스의 몰락을 예언했지만 이는 바벨론 왕에 의해 성취됐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9. 10.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