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AP=연합뉴스DB)

"삼중수 유출은 사실"…논란 커질 듯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완전 통제되고 있다"고 한 것을 도쿄전력이 사실상 부인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10일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어 "(외부 바다로) 유출된 삼중수소(트리튬)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공표했다. 유출된 삼중수소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덴다 야스타카(傳田康貴) 도쿄전력 소셜 커뮤니케이션실 과장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명확하게 해 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원전 항만과 외부 바다 사이의 설치된 '수중 펜스'가 물이나 오염 물질의 이동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덴다 과장은 "방사성 물질이 통과하지 않게 완전히 차단하는 게 아니고 입자 상태의 물질이나 진흙 같은 것을 어느 정도 막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항만 내·외부를 측정한 결과 원전에서 아주 가까운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매우 옅게 나왔고 여러 대책을 동원해 이를 더 낮추겠다는 것이 도쿄 전력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느냐는 잇단 질문에 "하루라도 빨리 (상황을) 안정시키고 싶다"면서 정부에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문의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IOC 총회에서 "오염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내 0.3㎢ 범위내에서 완전 차단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0.3㎢ 범위'란 후쿠시마 원전앞 방파제가 에워싼 항만 안쪽을 지칭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는 오염수의 바다 유입을 막도록 차수벽과 물엿 상태의 약제로 만든 수중 펜스 등이 설치돼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과드립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이 10일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은 설명회에 참석한 도쿄전력 직원이 원전 사고로 우려를 일으킨 것에 대해 머리를 숙여 사과하는 장면. 2013.9.10 sewonlee@yna.co.kr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는 물과 성질이 유사해 펜스를 통과하는데다 지상 탱크에서 유출된 오염수는 바다로 바로 이어진 배수구를 따라 항만 밖으로 바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8월 19일에는 항만 입구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리터당 68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도 "기술적으로 '완전 차단'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확실하다"(경제산업성 간부)고 말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회견 당시 완전히 차단됐다고 언급한 대상은 '오염수'가 아니라 '오염수의 영향'이다.

미묘한 차이를 강조하며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가 전 세계를 상대로 오염수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은 이상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y 100명 2013. 9. 10.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