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스카이라이프 생떼에 미래창조과학부가 화가 단단히 났다.

미래부는 다음달 아날로그 케이블TV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클리어쾀(Clear Qam)'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TV사업자, 요금제 및 채널 선정 등의 작업이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계속해서 강도 높은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9일 미래부에 ‘클리어쾀’ 도입과 관련한 정책 건의서를 제출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클리어쾀'이 반쪽짜리 디지털방송인데다 케이블TV 사업자만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KT스카이라이프는 규제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공정경쟁 기반을 와해할 수 있는 만큼, 형평성에 맞게 접시 없는 위성방송 DCS를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KT스카이라이프의 주장에 매우 불쾌한 눈치다.

'클리어쾀'이란 지상파 및 실시간 채널 등 무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 수신 장치다. 현재 유료방송의 경우 셋톱박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지만 '클리어쾀'을 내장한 TV는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다만, VOD 등 양방형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

미래부는 KT스카이라이프 주장에 대해 저소득층에 한정하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인데도 무조건적인 반대만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클리어쾀' 반대를 DCS 상품 허용과 연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순수성도 의심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클리어쾀은 디지털방송을 볼 여력이 안되는 저소득층에 국한되는 상품"이라며 "이익 측면에서도 케이블TV 사업자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외계층에 디지털방송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 방안 등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찾아도 모자를 판인데 이것마저 반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클리어쾀'은 미래부 설명대로 저소득층 아날로그 케이블TV 방송 가입자
(대상자 약 171만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전체 아날로그 가입자가 아니라 비싼 디지털방송 상품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 장애인 등에 대해서만 서비스 가입이 허용된다. 상품 가격은 기존 아날로그 상품과 동일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돈이 없어 디지털에서 소외되는 사람에게 전과 동일한 요금으로 보게 하는 것인데 저가시장을 고착화한다고 한다"며 "그러면 저소득층 전용 요금제를 만들라고 했더니 만들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위성과 IPTV를 결합해 다른 사업자들이 할 수 없는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 역시 법적으로 풀기로 했다"며 "법적으로 논란이 많았던 기술도 풀어달라고 하는 회사가 기초적인 기술조차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KT스카이라이프 행태를 꼬집었다.

한편, 미래부는 11일 오후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다시 한 번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by 100명 2013. 9. 11.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