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보는 도그TV 방송 프로그램은 개의 눈높이에 맞도록 화면을 담았고, 같은 개와 공을 등장시켜 함께 뛰노는 것 같은 효과를 주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도그TV 제공

개가 보는, 개를 위한 텔레비전 방송이 국내에서 시작한다. 사람이 아닌 개가 보는 전용 방송프로그램이 허가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다.

1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금주중 국내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웰메이드가 신청한 ‘도그TV(Dog TV)’방송 재전송 사업 신청을 허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그TV는 미국과 이스라엘 전역에 방송되고 있는 24시간 유료 애완견 전문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에서 첫 방송을 탄 뒤 올해 8월 다이렉트TV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송출되고 있다.

유동균 웰메이드 대표는 “KT의 인터넷TV(IPTV)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통해 이르면 10월쯤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현재 유료 이용료와 채널 배정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그TV의 미국내 이용료는 현재 4.99달러(약 6000원)로 책정돼 있다. 방송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료이용료도 이보다 조금 높거나 이에 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그TV은 혼자 애완견을 키우는 개 소유주를 겨냥한 24시간 방송이다. 프로그램도 대부분의 낮시간에 홀로 집을 보는 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흥미와 학습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에 맞춘 방송이다 보니 프로그램 개발에는 이스라엘 과학자와 동물심리학자가 참가했다. 프로그램은 400시간에 걸쳐 개 취향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도그TV가 출범한 것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에게 사진을 보여주면 자극을 받아 활기를 띠는 현상에서 착안됐다.

프로그램 화면은 사람이 아닌 개의 눈높이에 맞게 촬영됐고,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개의 특성을 고려한 화면 색상을 활용했다. 또 소리에 민감한 개의 청각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소리 세기를 조절하고 개들은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사운드 트랙과 음악도 흘러나온다. 일부 프로그램은 다른 개와 동물들이 등장하고 개가 선호하는 이미지로 만든 애니메이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웰메이드측은 “첫해 7만~8만명의 가입자를 무난히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y 100명 2013. 9. 11.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