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중부시장·중곡제일시장이 이통3사의 전통시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유지연 인턴기자
남대문시장·중부시장·중곡제일시장이 이통3사의 전통시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유지연 인턴기자

[스포츠서울닷컴 | 황원영 기자·유지연 인턴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근거리통신기술(NFC) 등 ICT기술을 활용해 침체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통3사는 각각 소상공인 경영관리 솔루션 '마이샵(Myshop)', 선불형 전자화폐 서비스인 '주머니(Zoomoney)', 휴대용 카드결제 서비스인 '유플러스페이나우(U+Paynow)'를 앞세워 전통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은 전통시장이 이동통신사의 지원 효과를 보고 있는지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재래시장을 찾았다.

◆ KT 전자화폐 주머니 "이용고객 3명뿐"

남대문시장의 거리는 붐볐으나 KT의 주머니서비스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남대문시장의 거리는 붐볐으나 KT의 '주머니'서비스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KT의 휴대폰 전자화폐서비스 '주머니'가 전통시장에서는 활성화 돼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4일 서울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남대문시장은 소상공인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로 넘쳐났다.

 

빽빽이 들어선 점포들 중 비교적 젊은 사람이 많이 찾는 옷가게 두 곳을 방문했다. 하지만 두 곳에 있던 상인 모두 KT의 주머니서비스를 알지 못했다. 그 주위에 있는 제법 큰 상가들도 마찬가지였다.

 

1년 전 '주머니'의 첫 시연행사를 했던 남대문 1, 2번 게이트 근처를 방문해 주머니 서비스가 아직도 시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대로변에 있는 규모가 큰 가게들 조차도 주머니 서비스를 모른다는 상인이 태반이었다. 한 사무용품가게 상인은 "KT가 무슨 서비스를 시행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머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는 한 안경전문점 주인은 "1년 동안 이 매장에서 KT '주머니'를 이용한 사람은 3명밖에 안 된다"며 "그것도 다 KT 직원들이 회사에서 이벤트로 선물을 준다고 하기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가맹점 관리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게 직원은 "KT가 가맹점을 물색하기 위해 딱 한번 찾아왔을 뿐, 그 이후로는 찾아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몇몇 가게는 쇼윈도와 가게 입구에 주머니 가맹점 스티커를 붙여놓고 있었다.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있는 가게를 방문했으나 주머니 서비스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가게 주인은 "처음에는 이 근방 가게들도 가맹점 스티커를 많이 붙였는데 지금은 다 떼버렸다. 어떤 가맹점은 (주머니 서비스를) 쓰는 손님을 한 사람도 못 볼 정도로 사용이 미비했다. 우리가게는 그냥 안 떼고 남겨놓은 거다"라고 말했다. 가게 한쪽 구석에는 계산대서 멀리 떨어져 방치된 KT '주머니'의 QR코드 판넬이 보였다.

◆ 준비 단계인 LG유플러스 서비스에 상인들 "기대"

중부시장의 풍경 및 LG유플러스와 협약 맺은 중부시장상인연합회
중부시장의 풍경 및 LG유플러스와 협약 맺은 '중부시장상인연합회'

 

LG유플러스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 결제서비스 '유플러스 페이나우'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14일 유플러스 페이나우 사용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건어물로 유명한 서울 중구 오장동의 중부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짭조름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건어물 가게 몇몇 군데를 방문했으나 모두 LG유플러스 서비스에 대해 알지 못했다. 한 인삼매장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유플러스 페이나우를 시행한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해당 단말기가 아직 상인들에게 배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중부시장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아직 LG유플러스와 협약식 및 자매결연만을 맺은 상태"라며 "오는 24일부터 상인대학 출신을 상대로 홍보를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기기를) 잘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젊은 상인들부터 차차 쓰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카드결제기가 있지만 스마트폰용 소형단말기가 있으면 더 편리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한 굴비가게 상인 역시 "LG유플러스 페이나우로 손님들의 카드결제가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며 "어서 단말기가 배부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재래시장 서비스 "고객관리 수월"

정육점 주인의 앞치마와 시장 현수막에 SK텔레콤이 보인다.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상인들은 SK텔레콤 마이샵 서비스에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육점 주인의 앞치마와 시장 현수막에 'SK텔레콤'이 보인다.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상인들은 SK텔레콤 '마이샵' 서비스에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SK텔레콤은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 등에 마이샵을 지원하고 있다. 14일 방문한 중곡시장은 추석 연휴를 앞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시장에 들어서니 'SK텔레콤과 중곡제일시장이 함께 한 이벤트'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SK텔레콤과 함께하는 금요장터'라고 써진 주황색 앞치마를 두른 상인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KT와 LG유플러스 등 타 이통사에 비해 SK텔레콤의 서비스가 활성화됐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한 정육점 주인은 SK텔레콤 마이샵 서비스에 대해 "고객 관리하는 데에 특히 좋다. 세일하는 품목의 사진을 찍어서 고객들에게 문자 보내기도하고 쿠폰도 전송한다. 고객들이 긍정적으로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생일이나 제사가 있을 때 필요한 종류의 고기를 손님에게 미리 제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게 직원은 "처음엔 '마이샵'을 사용하는 가게가 3개뿐이었는데 이제는 점포 20곳 정도 된다. 업그레이드도 잘해주고 한 달에 2번 이상은 와서 잘 되는지 봐 준다"며 SK텔레콤의 사후 관리에 흡족해했다. 그는 마이샵 서비스 멤버십 가입 리스트를 보여주며 "현재 149명이나 우리가게 서비스 가입자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방문한 한 중년여성 손님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줄 몰라도 문자로 행사 등을 알려주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남편도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을 지나는 고객을 상대로 물어본 결과 5명 중 1명 꼴은 해당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었다.

시장 내 한 빵집 주인은 "우리 가게에서는 고객에게 문자나 쿠폰을 보내는 것은 하고 있지 않지만 SK텔레콤의 핸드폰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원재료를 업체에 가서 직접 확인하며 사거나 배달 할 때 많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9. 18.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