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984년'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던 개념"

`스노든 특종' 英 가디언 편집장, 미국 강연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특종 보도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NSA의 감시 프로그램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러더'(Big Brother)를 능가한다고 말했다.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광고 주간 콘퍼런스'(Advertising Week conference)에서 NSA의 감시 활동에 대한 가디언의 잇단 폭로 보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조지 오웰은 이처럼 완벽한 것, 즉 항상 모든 것을 퍼 담는다(scoop up)는 개념에 대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이것은 삶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그리고 인간의 자유에 관한 제한에 대한 믿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NSA의 감시 시스템은 전체주의인 성격을 띤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잘못된 권력의 수중으로 넘어가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지적했다.

<1984년>은 `빅 브러더'라는 감시 체제를 통해 인간의 과거와 현재를 조작하고 인간의 무의식까지 통제하는 가상의 세계를 그린 조지 오웰의 대표적인 소설이다.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또 강연에서 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각성하라. 당신들은 잠재적으로 매우 놀랄만한 무엇인가를 쌓아올리고 있다"고 말한 사실을 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NSA의 감시 프로그램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당신이 만일 마크 저커버그이고 국제적인 비즈니스 세계를 구축하려고 한다면, 이것(NSA의 개인정보 수집활동)은 당신을 경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T 콘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해 "국민의 자유와 경제,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솔직히 말해 정부는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밖에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의 개인정보 수집 등에 관한 기밀자료를 미국 뉴욕타임스(NYT), 미국의 비영리 온라인 매체인 프로퍼블리카 등과 협력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은 더디고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라면서 "만일 내가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이 작업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앞서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지난 6월 스노든으로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NSA의 개인정보 수집을 특종 보도한 바 있다.

by 100명 2013. 9. 24.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