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자(62.여)씨는 추석 명절에 아들 내외가 선물해 준 스마트폰 때문에 고민이 많다.

동창 모임에 나가면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 자신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었지만 매달 내야 하는 통신요금이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처음엔 손자·손녀와 영상 통화도 하고 남들도 다 쓴다는 카카오톡으로 지인들과 자유롭게 메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지만 3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마음이 편하지 않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기본요금 1만5000원~3만4000원(부가세 제외)의 노년층 특화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하지만 요금제를 들여다보는 순간 의구심이 먼저 든다. 가입 연령이 만 65세로 제한돼 있고 편하게 사용하기엔 음성 통화량과 데이터 사용량이 턱 없이 부족해 정말 노년층 요금제가 맞나 싶다.

SK텔레콤의 실버 요금제 중 가장 낮은 등급의 `LTE 골든에이지 15`(기본요금 1만5000원)의 경우 음성통화 70분과 문자 메시지 80건에 자사 가입자간 3명(회선)에 대한 영상통화를 30분 제공하며 데이터 제공량은 150MB이다.

KT의 `LTE 골든 150`(기본요금 1만5000원)는 망내 영상 100분 무료와 1만3000원 분량의 `조절제공량`에서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 제공량은 150MB다.

LG유플러스의 `LTE 시니어 15`(기본요금 1만5000원)는 음성 혹은 영상 통화로 사용할 수 있는 70분과 같은 회사 가입자 3명에 대한 30분의 영상 통화, 문자메시지 80건, 200M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문제는 이 마저도 연령 때문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입제한연령을 만 65세로 정해두면서 만 65세 미만은 어쩔 수 없이 기본 요금제를 택할 수 밖에 없다.

송 씨처럼 만 65세 미만이라면 LTE 요금제를 써야 하는데 SK텔레콤의 경우 가장 저렴한 것이 32요금제(3만2000원)고 KT는 34요금제(3만4000원)다. 스마트폰을 쓰려면 통신비로 기본 3만원 넘게 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2만원짜리 맞춤 요금제를 개발해 전산 적용 작업 중에 있다"며 "올해 안에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측 역시 "소비자의 사용량에 따라 맞춤해서 선택하는 요금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데이터 사용 제한이다. SK텔레콤의 연령별 요금제중 청소년들을 위한 LTE Ting(팅) 요금제의 경우 `팅부모안심서비스`에 자동가입돼 정량의 데이터를 소진하고 나면 데이터서비스 접속이 중단된다. 데이터 사용 제한을 해제하려면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SK텔레콤 `골든에이지15요금제`는 유의사항에 데이터 한도(150MB) 소진시, 자동차단없으며 초과 사용분에 대해 과금처리된다고 안내돼 있다.

최신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들에겐 제한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익숙치 못해 요금폭탄에 노출돼 있는 노년층은 차단 서비스를 따로 신청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KT측은 데이터 안심차단 서비스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데이터 총량의 80%를 소비하면 문자로 안내되고 모두 소진시 접속이 중단되는 방식이다.

연령 간 차별도 문제다. 실제 부담금액은 차이가 있지만 34요금제를 기본으로 비교했을 경우 `골든에이지34`는 음성 150분, (망내) 지정 3회선 50분, 영상통화 지정3회선 100분(망내), 문자 200건, 데이터 550mb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LTE Ting 34요금제`는 음성 및 영상통화, 메세지를 조절해서 총 3만4000원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고 데이터 역시 750mb가 제공된다.


심지어 문자메세지나 영상통화료도 노년층 요금이 더 비싸다. 팅 요금제의 문자메시지(SMS) 및 모바일메신저(TEXT)는 건당 15원이지만 골든에이지의 과금액은 건당 20원이다. 영상통화도 팅은 1초당 2.5원이지만 골든에이지는 3원으로 더 비싸다.

by 100명 2013. 9. 26. 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