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여름 극장가, 작품보다 '배급 전쟁'
[마이데일리 = 장서윤 기자]여름 극장가, 대작전쟁? 배급전쟁!
"영화의 '꽃'은 '배급'이다"
최근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얘기다.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편성에 따라 많은 부분이 좌우되듯 극장가에는 개봉 첫 주 스크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영화의 성패를 가름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7~8월처럼 '대작' 한국영화와 외화가 줄줄이 맞물려 있는 경우에 배급의 힘은 더욱 막강해진다.
이미 개봉한 작품만 살펴봐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이 700여 개, '님은 먼 곳에(감독 이준익)'이 480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고, 31일 개봉예정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도 500여개 이상 개봉관을 확보할 예정이다.
전국 영화관 스크린 수가 약 2100개(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인 데 비춰보면 7월 말까지 이들 한국 영화 세 작품이 전국 스크린의 2/3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것.
물론 스크린 수는 관객 수 변동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다. 이는 극장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제작에 뛰어든 작품이라도 임의적으로 스크린 수를 조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놈놈놈'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일단 개봉 후에는 스크린 수 변동은 관객 수에 따라 개별 극장이 결정하기 때문에 배급사가 임의적으로 조율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연초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도 부진한 흥행성적을 보이자 개봉 1~2주 만에 작품을 내린 바 있다.
게다가 극장가 대표적인 성수기인 7~8월에는 이른바 한국영화 대작 외에도 '미이라3(7월 30일)' 애니메이션 '월·E' '다크 나이트'(8월 6일) 등 할리우드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스크린 확보 전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규모 개봉을 예정한 작품들은 개봉일을 고심해야 하는 '눈치작전'도 불사해야 하는 상황인 것.
8월 7일 개봉을 앞둔 공포영화 '고死' 마케팅 팀의 한 관계자는 "여름 시즌을 타겟으로 한 공포물이라 개봉 시기를 미룰 수 없어 8월 초로 잡았다"며 "대작 영화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스크린 확보에 걱정은 된다"고 전했다.
[7~8월 개봉하는 한국영화 '놈놈놈' '님은 먼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외화 '월·E' '다크나이트' '미이라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