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사적) 승격이 추진되고 있는 청주 부모산성의 집수정(集水井·고대 우물이나 연못)이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작년부터 최근까지 2차례에 걸쳐 부모산성 발굴조사를 벌인 충북대박물관은 1일 "조사 결과 청주지역뿐만 아니라 우리 고대 역사를 해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을 확보했으나 핵심 유구(遺構)들이 훼손될 위기에 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모유정(母乳井) 자리에 수령 약 50년의 버드나무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한가운데 서 있고, 집수정 위에 1970년대 세워진 통신·담장 시설 등이 있다"며 "중요 유구가 뜻하지 않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고, 원형 보존 측면에서 국가 사적 지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시설은 KT가 설치했고, 해당 부지는 청주대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집수정 발굴조사를 4분의 1밖에 하지 못한 이유"라며 "추가 발굴과 보전을 위한 빠른 조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구 보존 방안 마련을 위해 KT, 청주대와 협의할 생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통신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충북대박물관은 모유정 터 조사 과정에서 2단 석축에 평면 원형으로 만든 집수시설을 확인했다.

구조가 완벽하게 남아 있는 이 집수정 내부에서 다량의 신라 토기와 기와 등이 출토됐다. 고대에 만들어진 시설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모유정 자체는 조선 후기에 실제 우물로 사용됐다. 설화에 따르면 모유정은 몽골 침입 당시 부모산성으로 피신한 사람들이 땅에서 물이 솟는 것을 보고 '어머니의 젖과 같은 물'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부모산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 성과는 이곳이 삼국의 격전장이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백제와 신라의 토기·기와·철기, 고구려계 철기 등 삼국 유물이 모두 나왔다.

소규모 보루는 백제가 처음 쌓은 가운데 부모산성은 신라가 최초로 만들었고, 백제가 개축한 사실이 밝혀졌다.

 

by 100명 2013. 10. 1.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