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030200)(36,050원 100 +0.28%)가 할당받은 900MHz 주파수(상향기준 905~915MHz)를 왼쪽으로 옮기면 LG유플러스(032640)(11,500원 50 -0.43%) 가입자들이 피해를 볼까. KT는 간섭이 없다고 LG유플러스는 간섭이 있다고 주장했던 가운데, 정부가 나서 테스트해 보니 전체는 아니지만 간섭이 확인됐다.

그러나 똑같은 테스트 결과를 두고 두 회사는 달리 말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0월 중 900MHz 대역 이동을 포함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KT가 보유한 900MHz의 코드리스폰과 전파인식(RFID) 혼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역 이전 여부를 검토해 왔다.

◇약전계에서 간섭 확인

1일 미래부에 따르면 국립전파연구원과 KT, LG유플러스는 함께 900MHz 주파수 대역 왼쪽 이동시 LG유플러스 LTE서비스 에 간섭이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LG기지국 신호가 센 강전계에서는 영향이 없었지만, 신호가 약한 약전계에서는 동영상이 일그러지거나 통화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등 주파수 간섭이 발생했다.

KT 주파수를 1MHz 정도 왼쪽으로 옮기면 LG유플러스가 쓰고 있는 LTE 주파수(884~894MHz)와 가까워지는데, 간섭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주파수는 인접할수록 채널 사이에 간섭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1차 테스트 정도를 했고 기타 여러 케이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약전계에서 일부 간섭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T “상향 못 쓰면 반쪽”…LG유플 “이기적이고 어이 없다”

KT는 돈 내고 산 주파수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대역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LG유플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의 간섭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돈 주고 산 주파수인데 이대로라면 상향 주파수는 거의 못쓴다”면서 대역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부실한 도로를 팔았으니, 변경허가(주파수 대역이전)를 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어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누구 잘못이든 정부와 KT 사이에서 발생한 일인데, 애꿎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피해를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또한 KT가 10월 1일부터 전국 84개시도에서 주파수 대역 이동없이 900MHz를 활용한 LTE-A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대역이동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는 도로를 잘 만들어 달리고 있는데 옆 도로에 문제가 있다고 멀쩡한 우리 도로까지 침범하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900MHz 혼신 테스트 결과, 변화된 서비스 환경 등을 고려해 10월 중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KT 900MHz 이전하면 LG유플에 간섭..해석은 제각각
KT는 9월 14일 서울시 4개구(강남구, 서초구, 중구, 종로구) 전역에 ‘광대역 LTE’를, 5대 광역시(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주요 지역에 ‘LTE-A’를 제공한데 이어, 지금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1.8GHz를 이용한 광대역 LTE서비스를, 전국 84개시에서는 1.8GHz와 900MHz를 이용한 LTE-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LTE-A는 KT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던 900MHz 주파수와 1.8GHz를 묶어 서비스하는 것으로, LG유플러스쪽으로 대역폭 이동없이 진행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방에서 제공되는 LTE-A는 주파수 대역 이동 없이 진행했다”며 “지방의 경우 전파인식(RFID)이나 코드리스폰이 적어 수도권보다 전파혼신을 제거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13. 10. 1.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