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수익을 위해 스팸문자 발송을 방조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량 문자발송 서비스' 사업을 하는 이들이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스팸문자를 일부러 차단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량 문자발송 서비스의 수익 구조는 단순해서 이용자들이 문자를 많이 보낼수록 수익이 올라간다. 하루에 수만개 이상의 스팸문자를 보내는 발송자가 통신사 입장에선 핵심 고객인 셈이다. 
 
2013년 상반기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스팸문자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 한 명이 하루에 받는 스팸문자는 평균 0.23개다. 여기에 휴대전화 전체 가입자 수를 곱하면 하루에 발송되는 스팸문자의 총량은 1245만개로 추산된다. 
 
지난 30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이 스팸 유통현황을 공개하면서 "일부 사업자는 스팸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포기하지 못해 스팸발송을 방조하거나, 적극적 차단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스팸량 증가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2013년 신고된 사업자별 스팸 문자 비율
 
대량 문자발송 시장엔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와 다수의 일반 사업자들이 진출해 있다. SK텔레콤은 이 사업을 하지 않지만 계열사인 SK네트웍스, SK텔링크, SK브로드밴드 등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 스팸문자 중 KT와 LG유플러스를 통해 발송된 스팸문자의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신고된 779만 건의 스팸문자 중 KT는 37.4%(291만개), LG유플러스 37.1%(288만)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SK계열사는 9.1%에 그쳤다.
 
신고된 스팸문자의 내용은 주로 대출(23%), 도박(22.5%), 성인(22.4%), 대리운전(3%) 등이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는 스팸문자가 많아 실제 유통되는 스팸문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대량 문자발송 사업자가 의지만 가지면 충분히 스팸문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2012년 '스팸 유통현황' 공개 후 사업자의 자율규제와 정부의 정책이 스팸 유통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업자별 스팸문자 유통현황이 처음으로 나온 2012년 상반기 이후 스팸문자는 30~40% 감소했다.
 
   
▲ 휴대전화 스팸 문자 신고 추이
 
방통위는 이어 "2013년 하반기, KT와 LG유플러스 등과 같이 불법스팸 발송량이 많은 사업자에 대한 스팸 발송량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통신사가 스팸문자를 100% 막기는 어렵지만, 스팸문자 발송자를 차단하거나 규제를 하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영리사업을 하는 통신사들이 스팸 발송 사업자들과 계약을 모두 끊어버리면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스팸 발송을 방조하는 일부 사업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통신사들도 (도박, 대출 등이 포함된) 스팸문자 발송이 나쁘다는 걸 알지만, 매출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 스팸 발송 사업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몰랐다'고 변명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KT는 스팸문자 발송을 방조하고 있지 않다"면서 "자체적으로 스팸문자에 대한 모니터링과 필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팸이 발송되면 해당 사업자에게 1차 경고를 주고, 또 발송되면 더 높은 수준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팸 이메일 발송은 LG유플러스(55.0%), SK브로드밴드(10.5%) 순으로 나타났다. 수신 측면에서는 국민 1인당 1일 평균 평균 0.51개의 스팸 이메일을 받아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by 100명 2013. 10. 2.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