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스마트폰 ◆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만들어 낸 국내 경기 착시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모바일 코리아`를 떠받치던 휴대폰(스마트폰 포함)마저 내수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는 조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ICT 시장 전체가 본격적으로 얼어붙는 게 아니냐는 염려까지 나오고 있다.

ICT 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서 경제 성장과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2012년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IT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9.5%였으나 계속 증가해 2011년에는 11.8%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중 휴대폰이 차지하는 영업이익은 75%에 육박한다.

2일 삼성전자 내부 조사에 따르면 휴대폰 내수 판매량은 9월 말 현재 1550만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평균 휴대폰 판매대수가 150만대인 것을 고려하고, 연말 성수기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올해 시장 규모는 약 1990만~201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 2000만대를 겨우 웃돌던 2007~2008년 수준으로 시장이 역성장한 수치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2007년 처음으로 연 200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된 2010년부터 시장이 커지면서 2010년 2500만대, 2011년 260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2350만대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2000만대(스마트폰은 1600만대 안팎) 돌파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일 정도로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 내부 조사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확인됐다. 지난 4월 SK텔레콤이 자사 기기 변경 고객 170만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012년 4월 평균 21개월에서 24개월로 1년만에 3개월 늘어났다. 그만큼 기존 폰을 오래 쓰면서 새 스마트폰으로 덜 교체한다는 얘기다.

이통 3사는 지난해까지 기존 3세대(G) 통신망보다 10배 이상 빨라진 롱텀에볼루션(LTE) 효과를 봤지만 그 효과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있다.

스마트 혁명을 이끌던 또 다른 축인 태블릿PC 가입자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평균 보급률 14.8%보다 4.6배 높은 67.6%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 휴대폰 수는 3억8000만대, 이 중 스마트폰이 2억1700만대이다. 삼성 스마트폰의 한국 시장 판매 비중은 전 세계 시장의 5% 정도다.

한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 때문에 위축된다면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

by 100명 2013. 10. 6.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