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이석채 리스크’와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KT는 광대역 LTE를 유일하게 상용화했으나 타사에 이용자를 뺏겼다. 지난 7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KT의 실적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KT는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쟁준비” 선서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신통계를 보면, 이동통신 3사 중 KT만 유일하게 가입자가 줄었다. 올 1월 1660만7734명이던 KT 가입자는 8월 현재 1633만3659명으로 27만4075명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66만2833명(998만9927명→1065만2760명), SKT는 12만8125명(2704만1972명→2717만97명) 늘었다.

황금주파수 효과는 없었다. KTOA의 1일 발표한 ‘9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 현황’을 보면 KT 번호이동 건수는 5만5173건 순감했다. 이통사 간 번호이동을 보면 KT는 SKT에 1만5385명, LG유플러스에 2만4657명, 알뜰폰사업자(MVNO)에 1만5131명을 빼앗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LTE 시장 판세를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일보는 광대역 LTE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일보는 광대역 LTE의 소비자 유입효과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디지털타임스는 “KT는 CEO 흔들기가 대내외적으로 큰 악재로 작용하며, 실적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봤다.

   
▲ KT 전남고객본부 결의문 선서 내용.
 
황금주파수 획득 뒤에도 나아지지 않은 실적에 KT는 지난달 말부터 현장 노동자들에게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KT는 직원들에게 “회사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광대역 LTE와 인터넷 전쟁에서 결사 항전해 승리할 것”을 결의하는 결의문에 선서할 것을 요구했다.

KT 전남고객본부가 작성한 결의문을 보면 KT는 노동자들에게 △모든 사원의 총력마케팅 체제 전환으로 광대역 LTE와 인터넷 순증 달성 △경쟁사와 경쟁해 특정 지역 점유율 방어 등을 요구했다. KT 한 관계자는 “경영진의 책임을 아래로 떠넘기는 전형적인 행태”라며 “현장에서 실적 강요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KT는 황금주파수를 획득한 만큼 시장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KT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제 광대역 LTE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만큼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의 LTE 가입자 비율은 38~4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by 100명 2013. 10. 6.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