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위태롭다. 참여연대와 KT 새노조 등이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국회에선 2013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이 회장을 불러 각종 의혹을 따지기로 했다.

윤리경영과 관련한 의혹 등도 제기되고 있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법 위반 무단 용도변경, '윤리경영' 오점

KT는 지난해부터 양천구청으로부터 매년 강제이행금을 통보 받고 있다. 서울 목동에 있는 KT전산정보센터(KT목동센터)의 일부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을 위반하고 있어서다.

양천구청에 따르면 KT는 2010년 10월 27일 KT목동센터의 1층과 지하1층에 대해 각각 집회시설 회의장과 방송통신시설 구내식당으로 용도변경을 했다. 용도변경 직후인 같은해 11월 1층에는 예식장, 지하에는 연회장(예식 관련)이 들어섰다. KT가 예식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이뤄진 일인 만큼 수익을 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한 셈이다.

KT목동센터는 2006년 4월 확정된 목동중심지 지구단위 계획 재정비 지침에 따라 문화 및 집회시설 중 예식장 용도로의 사용은 불가능한 곳이다. 명백한 국토법 위반이다.

양천구청은 2012년 2월 이같은 사실을 확인, KT에 무단 용도변경에 대한 행정조치 함께 수차례 시정지시를 요구했다. 그런데 KT는 원상복구를 하지 않았고, 양천구청은 해당 사안에 대해 경찰에 고발까지 했다. 이후 매년 1억원에 달하는 강제이행부담금도 부과 중이다. 해당관할구의 시정사항을 KT가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는 금새 사그라들었다. KT가 KT목동센터를 2012년 11월 매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KT목동센터의 등기상 소유주는 농협은행주식회사다. KT는 2012년 11월 아주자산운용에 매각했고, 등기에는 수탁자인 농협은행으로 등록이 돼 있다. 양천구청은 이에 따라 농협은행에 올해부터 강제이행금을 부과한다. 강제이행금은 소유주에게 부담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농협은행에 부과된 강제이행금은 아주자산운용이 부담하고, 해당 금액은 KT가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자산운용 관계자는 "KT목동센터의 불법 용도변경 관련 문제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강제이행금은 KT로부터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KT가 KT목동센터의 예식장과 계약을 체결, 현재까지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KT는 KT목동센터를 아주자산운용에 세일즈앤리스 방식으로 매각을 했다. 건물과 토지 등을 매매한 뒤 건물을 임대하고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예식장 임대 수익은 KT의 몫이다. 목동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예식장의 임대료는 주변 건물과 비슷하게 책정할 경우 연간 1억원을 훌쩍 넘는다. 1억원의 강제이행금을 내고도 KT는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원상복구를 하지 않아도 수익이 계속 발생하는 구조다. 법을 무시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KT 관계자는 "웨딩홀 계약시 용도상 문제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며 "양천구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을 당시 웨딩홀과 임대계약이 진행된 관계로 즉시적인 시정조치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정조치는 웨딩홀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용도제한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웨딩홀 투자등 임차인이 중소기업인을 감안 계약기간 중에 해지의 어려움이 있다"며 "예식장과의 임대계약 만료시점에 바로 시정조치 예정이며 그전에도 예식장주와 협의될 경우 시정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원상복구를 하고 싶지만 예식장과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선 KT가 목동KT센터를 활용, 최초 불법 용도 변경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던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임대수익이 강제이행금 보다 많아 바꾸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리경영을 경영핵심으로 내세우던 KT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법용도 변경 논란은 이석채 회장에게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정감사 회피 의혹…전방위 압박 심각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중이다. 배임과 무리한 급여 인상, 친인척 회사 고액 인수, 노조탄압 등이 골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이같은 점에 주목, 31일 이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각종 의혹과 경영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회장은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부터 31일까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때문. 정치권 안팎에선 회피성 해외출장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KT는 이와 관련해 "출장일정은 국감 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라며 회피성 해외출장 의혹에 선을 그었다.




 
◇KT 이석채 회장
by 100명 2013. 10. 10. 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