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 문재철 대표이사는 유료방송 규제 일원화에 대해 “반시장적이고 창조경제에 역행하는 시도”라고 강력 반대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T스카이라이프 문재철 대표이사는 유료방송 규제 일원화에 대해 “반시장적이고 창조경제에 역행하는 시도”라고 강력 반대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현재 유료방송 규제 일원화가 포함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유료방송업계는 합산규제에 찬성하는 케이블TV측과 반대하는 KT진영이 극심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이하 스카이라이프)가 3일 케이블사업자(SO)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사업방해 행위’ 등으로 신고하는 등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본지는 양측을 대표하는 관계자와 인터뷰를 통해 각 진영의 가감없는 주장과 속내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갈등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고 국내 방송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첫 순서는 유료방송 규제 일원화에 반대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 문재철 대표이사다. 문 대표를 스카이라이프 본사에서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쟁에서 KT는 빠진 채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가 전면에 나선 이유는.

먼저 분명히 해야할 게 있다. 최근 논쟁의 핵심은 합산에 있는 게 아니라 영업제한에 있다는 것이다. KT는 IPTV외에도 다양한 사업체를 가지고 있어 우리만큼 절박하지 않다. 스카이라이프는 2002년 사업 개시 이후 줄곧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케이블TV측의 주장대로 규제가 이루어진다면 위성방송은 산간오지나 도서벽지 가입자를 인위적으로 해지시키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또 영업과 사업축소 계획을 만들어 규제기관에 제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규제 대응에 물불을 가릴 처지가 못된다.

-OTS(위성-IPTV 결합)상품의 경우 IPTV와 위성 영역을 넘나드는 서비스다. OTS의 경우 가입자 제한이 없는 위성방송으로 가입자 수를 산정하면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른 IPTV나 케이블쪽에선 불리함을 안고 경쟁해야 한다. 이 점에서 공정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행 법령상 SO, 위성방송, IPTV간의 지분투자나 사업적 제휴를 가로막는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SO가 매체 겸영시에도 가입자 수에 법적 제한이 없다. 형평성을 논하기 이전에 그동안 법적으로 허용해 온 통신이나 타 매체와의 사업제휴 등을 추진하지 않은 케이블TV의 폐쇄성을 문제삼아야 한다.

-KT는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인데 유료방송시장에서 KT와 스카이라이프를 특수관계에서 제외하는 것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선진국에서는 매체간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을 통한 미디어 대형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미디어 회사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KT와의 특수관계는 국내 위성방송 도입 이후 지속된 자금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형성된 것이다. 또 OTS 같이 국내 유료방송 서비스의 질을 높인 융합상품을 만드는 등의 긍정적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만약 이종매체간 특수관계를 각종 규제에 포함시킨다면 사업자간 융합 및 제휴를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CJ헬로비전, 태광 티브로드, 현대HCN 등 대기업 계열사의 매체가 방송시장 장악을 노린다고 비판했는데, KT도 대규모 기업집단 아닌가. KT의 독과점 우려는 어떻게 보나.

케이블사업자들은 지역독점사업권과 지역보도채널운영권을 소유하는 등 방송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케이블TV SO의 가입점유율이 지역별로 평균 50% 이상이다. 특히 광역 대도시는 70%에 이른다. 지금까지 SO의 독점으로 시청자의 선택권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지연되어 왔다.

-현재 유료방송 규제 일원화를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KT계열을 제외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찬성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들은 현행 법이 KT에게 특혜를 준다고 주장한다.

과연 이 법안이 시청자와 산업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케이블TV나 타 IPTV측에서는 ‘사업자간 3분의 1시장 할당제를 도입하자’는 것인데 이는 사업자간 시장 나눠먹기일 뿐이다. 시청자 선택권 확대와 상품 경쟁력을 현저하게 낮출 것이다. ‘영업 제한’이라는 비상식적 사전 점유율 규제 도입을 왜 검토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반시장적인 취지로 발의된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거라 믿는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사업자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KT스카이라이프 문재철 사장은 “케이블과 위성은 수단·기술이 다른 방송서비스”라며 “획일적 규제로 인한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T스카이라이프 문재철 사장은 “케이블과 위성은 수단·기술이 다른 방송서비스”라며 “획일적 규제로 인한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방송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인·허가 등 엄격한 규제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방송의 특성상 공정경쟁 환경조성이 필요하고 동일한 서비스에 동일규제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예를 들어보자. 엘리베이터, 버스, 기차, 비행기가 ‘수송, 여객, 운반체계’ 면에서 동일한 서비스이므로 수송방법과 수단·기술이 다르지만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되나. 지역여론 독점수단이 있는 사업자와 없는 사업자는 구별되어야 한다. SO 지역채널은 지난 2년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징계 및 경고 등 총 108건의 심의의결이 진행됐다. 이에 비해 스카이라이프는 한 건도 지적되지 않았다. 위성방송이 보도기능이 없는 직접사용채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료방송 규제논란과 관련없이 스카이라이프에 궁금한 게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기후에 따라 수신상태가 큰 영향을 받는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가장 큰 불만사항일 것이다. 개선대책은 없나.

위성 음영 해소를 위해서는 DCS(Dish Convergence Solution, 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 조기 재개가 절실하다. DCS는 지난해 출시되었지만 케이블TV업계의 반발로 중단된 상태다. 지난 7월 ICT진흥특별법 국회통과로 내년 2월경에는 DCS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OTS같은 결합상품을 케이블TV, 다른 IPTV 등과 만들 생각은 없나?

위성은 음영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IP망과 연결해야 한다. 과거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측에 결합상품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 2000년대 초반에 위성과 한 지역 케이블 방송사와의 결합논의가 있었다. 결국 케이블업계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들이 외면한 OTS는 3년만에 200만 가입자를 가진 인기상품이 됐다. 지금도 결합상품에 대해 다른 플랫폼이 제의해오면 언제든 환영하고 적극 검토하겠다.

by 100명 2013. 10. 10. 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