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성율 기자 = 이석채 KT 회장의 퇴진설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KT가 추진하는 가상재화 등 글로벌 역점 사업이 방향성을 잃고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이 회장의 거취 문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KT가 먼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경영능력 부재로 KT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만큼 수익성 확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후임 회장이 선임되면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확보 등을 통한 실적 개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재화 등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는 사업과 부실 자회사는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미래 성장동력보다는 기존 사업 정비 등 구조조정을 통해 돈 되는 사업에 매달려야 할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KT는 지난 2분기에 업계에서 유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당기순이익이 43.8%나 줄었다. 통신업계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LTE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연결 대상 계열사 44곳 중 절반에 달하는 21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광대역 LTE를 가장 먼저 상용화하고도 전용 콘텐츠나 특화 요금제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LTE 내비게이션 등 전용 서비스를 출시하며 광대역 LTE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KT는 기존 사업 정비보다는 가상재화와 르완다 합작사 설립 등 신규 사업을 벌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돼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재화 같은 사업은 하루아침에 결론 나는 사업이 아니다. 향후 KT의 역점 사업들의 큰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경영능력이 부재하다고 평가받는 이 회장의 추진 사업을 후임 회장이 이어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0. 10.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