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노키아, 블렉베리 CEO도 고난

[경제투데이 윤대우 기자] 국내외 IT거물들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부동산 매각 배임혐의, 지위남용, 주가조작, 경영실적 악화 등으로 국회증인 출석은 물론 구속수감, 소송, 대표 사임 등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악연의 주인공들은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 수장인 이석채 KT회장과 다수의 IT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그리고 벤처 성공신화의 대표주자 중 한사람인 박병엽 팬택 회장 등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10일 KT사옥을 헐값에 매각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회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검찰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기존 주가보다 2배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등 회사에 137억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참여연대로부터 고발당했고 작년 5월에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고, 같은 해 3월에는 제주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과정에서 사기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2년 새 4번의 고발을 당한 셈이다.

이 회장은 14일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통신공공성 침해 및 공공 인프라 사유화’와 ‘스카이라이프 대주주의 지위 남용’ 등이 쟁점이 된 미래창조과학부 확인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하지만 오는 25일부터 11월2일까지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 행사로 르완다 출장이 예정돼 그가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 회장이 불참할 경우 그를 대신해 표현명 KT 사장이 나올 예정이다.

이 회장 외에도 이번 국감장에는 백남육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최주식 LG유플러스 부사장, 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 등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일반증인 명단에 올랐다.

다수의 IT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에서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항고한 상태다. 최 회장의 죄명은 2008년 10~11월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펀드 출자금 선지급 명목으로 465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이다.

벤처업계 신화를 만들었던 박병엽 팬택 회장도 눈물을 머금고 지난 9월 사임했다. 박 부회장의 사임이유는 경영실적 악화다. 팬택측은 “부회장께서 회사를 살리려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에 큰 책임을 느꼈다”며 “채권단과 주주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5월 팬택 회생을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53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국내외 스마트폰 경쟁사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팬택은 작년 775억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572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IT거물들의 수난은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한때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회사의 대표인 노키아 스티븐 엘롭 CEO는 경영악화로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사를 넘겼다. 엘롭 CEO는 친정인 MS대표 복귀설이 나돌고 있지만 노키아의 경영실적을 악화시켰다는 책임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노키아는 경영난으로 작년 12월 본사사옥을 1억7000만 유로(약 2408억원)에 매각했고 지난 9월에는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 54억4000만유로(약 7조8654억원)에 넘겼다.

캐나다의 대표적 휴대폰업체였던 블랙베리 토르스텐 하인즈 블랙베리 CEO도 새 주인을 찾기 혈안이다. 블랙베리의 경영악화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다양한 앱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동안 블랙베리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시장 변화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인즈 CEO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투자의사를 요청하고 있지만 설상가상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상태다.

증권사 관계자는 “휴대폰 시장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대표적인 IT기업들과 CEO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IT CEO들은 단순히 경영실적 이외에도 도덕, 윤리적 함양은 기본이고 환경, 정치, 사회역학 구조 등 모든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능력이 필요가

by 100명 2013. 10. 15. 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