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잇따른 편법출자 의혹
방송법에 ‘허위·부정한 출자’는
승인취소 사유로 규정
‘동일주주 소유제한’ 회피 가능성도
대한항공, 리앤장 통해 편법 투자
동아일보와 사전협의 가능성 제기

종편에 출자한 법인주주들의 명단이 7월에 공개된 뒤 <채널에이>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편법 출자’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미래저축은행(46억원), 리앤장실업(100억원), 고월(60억원) 등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여러 법인들을 동원해 채널에이에 대규모 출자를 한 사실이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에 김 전 회장이 밝힌 내용과 추가로 드러난 사실 및 정황을 보면, 미래저축은행이 직접 출자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출자 건들에 대해서는 그가 실제 돈의 주인인 동아일보와 대한항공 관계사들에 일종의 ‘창구’ 구실을 해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 동아일보, ‘자기 돈’ 감추려 ‘우회 출자’했나? 김 전 회장의 증언으로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고월이 채널에이에 60억원을 출자하는 대가로 동아일보가 60억원을 내고 이 회사가 짓고 있는 ㅇ골프장 안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동아일보의 한 간부가 채널에이에 출자해 달라고 부탁해서, 출자를 하는 대신 동아일보에서 골프장 분양을 받아달라고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고월이 채널에이에 출자한 2011년 3월께는 동아일보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약속한 자본금 4076억원을 완납하기 위해 애를 쓴 시기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당시 고월에 입금한 분양대금 60억원을 근거로 올해 2월15일 법원에 채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고월은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만약 고월이 출자한 60억원이 동아일보의 돈이라면, 채널에이는 종편 ‘승인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2010년 종편 출범을 앞두고 발표한 ‘종편 세부심사기준’에서 “최대주주가 다른 구성 주주와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하고도 세약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방송법 18조에서 정한 ‘허위·기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순수한 출자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인데, 동아일보와 고월의 관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2011년 채널에이에 50억원을 출자한 환인제약의 주식을 50억1000만원어치 사들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방송법은 ‘허위·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 승인을 받거나 지분율 제한을 어기면 사업 승인 취소, 6개월 내의 업무 정지, 광고 중단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방송법 8조 ‘동일 주주의 소유제한 규정’을 피하려고 이런 투자 방식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널에이의 최대주주인 동아일보는 1195억원을 출자했는데, 지분율은 29.31%로 방송법 소유제한 규정(30%)의 턱밑까지 와 있다. 고월이 아니라 동아일보가 직접 60억원을 더 출자했다면 전체 출자금과 지분율은 1255억원, 30.79%가 돼 소유 제한 한도를 넘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출자금을 제3자에 보전해주는 식으로 신문사의 지분율 제한 규정을 피해가면서 자본금을 채우려 했다는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

■ 대기업들의 ‘편법 투자’도 논란 대기업들이 다른 법인들을 통해 ‘우회 투자’를 하거나 출자금을 지원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동아일보의 ‘사돈 기업’인 이앤티가 채널에이 지분을 사들이는 데 203억원을 대여해줬고, 케이티는 동아일보 간부의 가족 기업으로부터 채널에이 지분 3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번엔 대한항공이 김찬경 전 회장의 차명 회사 리앤장실업을 통해 채널에이에 10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민희 의원 쪽은 이와 같은 투자 방식 역시 ‘순수한 출자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동아일보 및 김 전 회장 쪽과 이와 같은 우회 투자의 방법을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동아일보 간부로부터 요청을 받고 수수료 1억원 정도를 받을 생각으로 리앤장실업의 대출금을 동아일보 종편 출자에 이용했으며, 당시 대한항공 계열의 정석기업이 미래저축은행에 100억원을 예금하고 미래저축은행이 위 예금을 질권 설정한 뒤 대신 동아일보에 100억원을 출자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한항공 자회사들이 리앤장실업으로부터 사들인 채널에이 지분의 합계를 보면, 100억원보다 1억3400만원이 더 많다. 최 의원은 “동아일보가 우회 투자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차명 주주로 된 주주명부를 제출하고 승인장을 교부받았다. 재승인 심사와 별개로 엄격히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by 100명 2013. 10. 15.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