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사진제공=KT미디어허브)
유료방송 가입자 접유율 합산규제안(이하 합산규제안) 통과시 유료방송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될 KT가 모바일TV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주목된다.
KT미디어허브(대표 김주성)는 콘텐츠와 서비스, 기술 등 세 축을 강화해 3년 내 자사 모바일TV ‘올레TV모바일’의 유료 가입자 수 50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보다 약 12배 많은 수준이다. 

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는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모바일TV 유료 가입자수가 2016년 11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KT미디어허브는 3년 내에 올레TV모바일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260만 올레TV모바일 가입자 가운데 유료 진성 가입자는 40만명(15%). 이를 500만명으로 늘려 2016년 5900억원(KT미디어허브 전망치) 모바일TV 시장의 45%를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미디어허브는 KT의 LTE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묶음(팩) 상품을 선보이고, 내년 하반기에는 타 통신사 가입자들도 올레tv모바일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서비스 중인 ‘필통’과 같은 모바일TV 특화 서비스를 강화해 3년내 1억뷰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500만 가입자가 각자 올레tv모바일 콘텐츠를 월 20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산.

올레tv모바일에서는 ▲웹툰을 움직이는 만화로 제작 ‘무빙코믹스’ ▲1980~2000년대 인기 드라마를 재구성한 ‘10분 드라마’, 영화 정보쇼 ‘무비통’ 등으로 구성된 ‘필통’이 서비스 되고 있다.

이러한 ‘필통’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올레tv모바일과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인 '푹'(pooq) 제휴 서비스, ISU FIS 등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 등을 제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이와 함께 KT미디어허브는 에어플러그(공동대표 구준모, 강익춘)의 이종망 활용 기술을 적용한 ABC(Always Best Connected) 솔루션을 도입해 데이터 부담 없이 올레tv모바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해당 솔루션에는 이종 망 중 최적의 망을 선택하거나 동시에 묶어서 전송하는 다중망 최적화 기술이 적용됐다. 다중 망 접속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를 최적의 와이파이에 자동으로 접속해주고 와이파이만으로도 부족할 때에는 3G나 4G의 셀룰러(cellular) 데이터를 가져온다.

KT미디어허브는 이 기술을 일정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은 기존 LTE망을 통해 모바일TV를 시청할 때보다 평균 50% 정도 데이터 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KT미디어허브의 이러한 모바일TV 강화 기조에 대해 업계는 '합산규제안' 통과 이후를 대비하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현재 KT간 '합산규제안'를 둘러싼 정치권과 이해당사자인 KT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앞서 지난 14일 실시된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는 유료방송시장의 수평규제를 위한 통합방송법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케이블 방송사업자는 해당시장 가입자의 3분의 1 이상을(방송법), IPTV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3분의 1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없으며(IPTV법), 위성방송은 시장점유율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비대칭적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 

또한 국회에는 한 사업자가 복수 플랫폼을 보유한 경우, 해당 플랫폼의 가입자를 합산해 점유율을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합산규제 법안이 상정돼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합산규제안'을 의식해 모바일쪽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상파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이통사 모바일 TV 가운데 단독으로 제공하는 것도 그렇고, 데이터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어플러그의 다중망 최적화 기술을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등 KT미디어허브가 모바일TV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 단독 제공과 에어플러그 기술의 독점적인 사용이 가능한 연말까지 KT가 모바일TV를 엄청 푸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푸시 방식은 모바일TV 보조금을 늘리고 이를 지렛대로 삼아 IPTV, 초고속인터넷 등과 모바일TV를 묶어서 가입자를 늘려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IPTV 서비스가 통신의 부가 서비스, 사은품으로 취급되면서 이통사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돼 왔던 측면이 있었다"며 "모바일 IPTV도 그런 차원에서 키우지 않겠나. KT가 기존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처럼 방송을 통신 시장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연장선상에서 나온 고민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합산규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역행하는 우스운 논리"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김주성 대표와의 일문일답.

- 모바일TV 강화 움직임은 정치권의 ‘합산규제안’(KT의 IPTV 서비스와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점유율을 합산해야 한다는 안)에 대한 대응책이 아닌지.

▶ 합산규제안이 적용되면 KT미디어허브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게 된다. 가입자 800만을 넘어가면 규제를 받게 된다는 것인데 현재 IPTV 서비스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산하면 670만이다. 앞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가입자가 약 130만 수준이어서 타격이 있다.

합산규제안이 통과되면 안 된다. 우리가 성장을 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게 우스운 논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해서 창조경제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방송에 대해 ‘어느 정도 이상 커지면 안되다’는 식의 규제를 적용하는 사례가 없다. 케이블방송 사업자와와 동등한 잣대를 적용하는 게 목적이라면 규제를 풀면 되는 거다.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의 가입자 확보 제한 규제 기준을 케이블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이 아닌,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로 넓혀주면 된다.

또한 방송 규제의 근거가 되는 것은 보도, 알권리의 독점에 있는데 케이블은 보도채널을 갖고 있고 위성방송, IPTV는 직사 채널이 없다. 도대체 IPTV를 규제해서 어떤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타통신사들은 UHD를 내세워 유료방송을 강조하고 있는데 KT만 모바일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유료방송을 포기한 게 절대 아니다. 유료방송 리딩 브랜드로서 점유율을 공고히 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KT미디어허브는 3개월 전 셋톱박스의 미들웨어를 웹으로 바꿔 출시해 웹상의 정보를 볼 수 있는 쌍방향적인 환경을 구현했다. 웹 가상화기술을 적용하면 연말쯤에는 모든 올레tv가입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화질면에서 UHD를 구현하는 셋톱박스를 내년 상반기쯤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우리는 모바일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유료방송과 모바일TV를 동시에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남들이 IPTV를 밀지 않았을 때 밀어서 이 시장 강자가 된 것처럼 모바일TV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넘버원이 되려는 것이다.

- 가입자가 500만명으로 증가하면 KT미디어허브의 매출은 어떻게 될까?

▶ 2016년 시장 규모가 59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45%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점유율과 매출이 그렇게 크게 차이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푹(pooq) 제휴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 제공되나?

▶ 올레TV모바일 안에 푹이 들어오게 된다. 타 통신사들도 푹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통신사업자가 아닌 푹이 모바일 시장을 혼자 개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푹도 이러한 판단 하에 통신사와 상생의 모델을 찾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 앞으로의 사업방향은?


▶ KT내의 미디어와 콘텐츠를 다 모아서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바일TV 황금시대에 올레TV모바일이 제2의 올레TV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다. 최근 시작한 1000억 펀드를 잘 운용해 콘텐츠 사업, 특히 멜론에 비해 쳐져 있는 뮤직 콘텐츠와 KT 계열사인 사이더스를 통한 영화 콘텐츠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by 100명 2013. 10. 17.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