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파나소닉의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TV 공동개발이 연내 불가능해졌다고 니혼게이자이가 17일 보도했다. 차세대 TV시장에서 한국에 밀리지 않으려는 일본 대표업체 간의 연합군 결성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개발과 생산 협력을 꾀한 OLED TV는 이제 계륵 신세가 됐다. 두 회사의 협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올 초 CES에서 소니가 출품한 OLED TV. <소니와 파나소닉이 개발과 생산 협력을 꾀한 OLED TV는 이제 계륵 신세가 됐다. 두 회사의 협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올 초 CES에서 소니가 출품한 OLED TV.>

소니와 파나소닉은 지난해 6월 OLED176 TV 디스플레이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양사는 “2013년 내에 공동 개발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양산 협력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후 정기적으로 자리를 마련해 이견을 좁혀나갔다. 올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는 파나소닉이 소니 부품을 쓴 OLED TV를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밀월 관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양사 협력이 난항에 빠진 이유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 차이 때문이다. 소니는 높은 온도를 가해 OLED 소재를 기화 상태로 만들어 패널에 붙이는 `증착 방식`을 쓴다. 파나소닉은 OLED 소재를 패널에 바르는 `인쇄 방식`을 사용한다. 소니는 증착과 인쇄 방식을 조합하자고 제안했지만 파나소닉은 인쇄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고집했다. 결국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시텍(CEATEC) 2013에는 파나소닉이 소니 부품을 뺀 OLED TV를 출품했다.

OLED TV를 둘러싼 환경 변화도 두 회사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었다. 가장 큰 원인은 4K TV의 부상이다. 기존 풀HD TV보다 4배 정도 선명한 4K LCD TV 가격이 인치 당 1만엔에서 6000엔 수준으로 떨어졌다. 300만원 정도면 4K TV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OLED TV 가격은 인치 당 2만엔 수준에서 요지부동이다. 56인치 제품이 1000만원을 웃돈다.

반면 최대 경쟁상대인 한국 기업은 OLED TV 기술 개선으로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 간다. LG전자는 55인치 OLED TV를 600만원 초반까지 내릴 예정이다.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패널 수율 향상에서 나온 성과라 일본이 따라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TV보다 4K LCD TV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OLED TV 협력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 관계자 말을 인용해 “다른 제품 공동 개발도 가능하기 때문에 아예 결렬은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올해는 이 상태로 넘기고 내년에 다시 타협점을 찾을 방침이다.

양산 협력도 불투명하다. 소니는 대만 AUO와 OLED TV 생산을 함께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나소닉은 당분간 TV가 아닌 산업용 OLED 제품에 주력한다. 2015년까지 의료 장비에 적용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OLED 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동향

자료:니혼게이자이

by 100명 2013. 10. 18.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