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일주일 기한 전 사업부 직원 대상 실시, 미보직자 및 성과낮은 부장·차장급 위주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소버린 사태 당시 30% 인력 조정 후 10년 만

당시 재무지원실장 역임해 구조조정 주도한 문덕규 대표 '내실경영' 의지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SK네트웍스가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2003년 회사 전신인 SK글로벌 분식회계·소버린 사태 이후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지 10년여 만의 구조조정이다. '내실경영'을 위한 문덕규 SK네트웍스 대표의 행보가 향후 어느 정도의 인력 감축으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17일부터 일주일을 기한으로 희망퇴직서를 접수 중이다. 희망퇴직자에 한해 SK네트웍스는 별도의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근속연차와 나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희망퇴직 위로금과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 일부 조직이 통폐합되면서 불이익을 얻게 되는 직원들을 배려하는 차원”이라며 “퇴직을 원할 경우에 한해 접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접수된 건수는 없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주로 10년차 이상의 미보직자 중 성과가 낮은 직원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 일부 사업부 개폐 등의 사유로 소규모의 자연 구조조정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대대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건 1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부별 주 구조조정 대상은 철강·화학제품 트레이딩 및 자원개발 업무를 위주로 하는 상사(T&I) 부문과 주유소 관리 업무를 영위하는 에너지·자동차(E&C) 부문이다. 실제 SK네트웍스는 브라질 철광석 업체 MMX 광업권 손실과 터키 철강 가공공장 폐쇄 등의 여파로 올 상반기 2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E&C 부문은 국내시장 점유율 하락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주유소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30%대 점유율이 붕괴된 SK네트웍스는 그동안 수익성 회복을 위한 방법론을 모색해왔었다. 이는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8월 '주유소 합리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한 희망퇴직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 밖에 패션부문의 재고평가방식 변경에 따른 불가피한 일회성 손실, 통신사의 휴대폰 보조금 감소 영향으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폰 및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 등도 희망퇴직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2003년 전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 당시 SK글로벌 재무지원실장을 맡았던 문 대표는 당시 SK㈜ 구조조정본부장을 역임했던 김창근 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함께 그룹 및 회사의 구조조정 전반을 주도했다. 당시 SK글로벌은 2700여명 이상의 임직원 중 3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었다.

by 100명 2013. 10. 18.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