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한국 이동통신 기지국 시장 진입으로 통신장비 업계는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국내 기지국 시장은 삼성전자와 에릭슨LG, NSN가 삼분해왔다. 세 업체는 롱텀에벌루션(LTE48) 구축이 시작된 이후 나란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기지국을 구축해왔다.

우선 기지국 공급 단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구축에서 비용절감에 초점을 두고 사업자 선정을 진행해 왔다. 2.6㎓ 주파수를 낙찰받으며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신규 구축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사업 제안 당시 기존 구축 비용의 70%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나머지 공급사들도 결국 화웨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가를 낮췄다는 것이 정설이다. 덕분에 LG유플러스는 1조원 이하 금액으로 신규 LTE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지국 공급사 관계자는 “SK텔레콤, KT 등 나머지 통신사도 향후 기지국 사업 시 `중국 카드`를 적극 활용하며 공급가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 글로벌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에서 LTE 기지국 공급량을 늘리는 등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간 3조원 수준인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을 2015년까지 10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시장을 겨냥해 현지 인력 스카우트에도 나섰다.

이동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으로 에릭슨, 화웨이,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 알카텔-루슨트, ZTE 등에 이은 5-6위권이다.

텃밭인 국내 시장에까지 화웨이가 진입하며 보다 공세적으로 투자와 개발을 집행할 필요가 높아졌다. 기술력이 한수 위인 것으로 평가되는 화웨이와 안방에서 비교에 신경 써야 한다.

국내 유선 통신장비 업계는 화웨이 무선 시장 진출에 크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 한 임원은 “무선과 연계해 전송, 라우터 등 유선 부문에서도 화웨이 영향력이 커지고 공세가 거셀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을 주무기로 한 막강한 영업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 업계는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전송 등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는 분야에서 부담이 커졌다.

구교광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 전무는 “이미 유선망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보유한 화웨이가 날개를 달게 됐다”며 “이미 열악한 환경에 놓인 국내 통신장비 업체가 고사 위기로 내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와 국내 업계의 동반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NSN, 에릭슨LG 등이 국내 업체와 협력했던 리모트라디오헤드(RRH) ODM 공급부터 화웨이가 당장 이어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장비 업계 한 사장은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화웨이와 국내 네트워크 업계 동반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중국 기업 진출을 막을 수 없다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by 100명 2013. 10. 21. 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