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무관리와 노동자 자살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KT에서 노조활동을 하다 우울증을 앓게 된 노동자가 병가신청을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KT 포항지사에서 일하는 ㅇ(51)씨는 "병원 진료를 위해 지난 14일 병가 처리를 요청했으나 팀장이 이를 거부하고 문자로 출근을 종용했다"고 20일 밝혔다. ㅇ씨는 우울증의 일종인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김씨는 "우울증은 겉으로 안 보이고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르는 병"이라며 "회사가 직원의 직무스트레스를 돌보기는커녕 치료를 위한 병가도 허용하지 않는 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3월 전주지사에서 포항지사로 원거리 전보조치된 후 통원치료도 힘들고 우울증이 낫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ㅇ씨는 노조활동으로 2001년 부당해고를 당했다가 지난해 복직했다. 그러나 올해 3월 가족이 있는 전주에서 무연고지역인 포항으로 원거리 전보조치를 당한 뒤 7개월째 포항의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 해고자 시절인 2009년부터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ㅇ씨는 최근 산재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해당 팀장은 "ㅇ씨가 평소 건강히 일했고 당시도 직무수행을 못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거부했다"며 "ㅇ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런 가운데 KT는 이달 16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검사와 심리상담을 진행한다는 홍보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KT가 우울증을 앓는 노동자의 병가신청을 거부하면서도 직무스트레스검사와 심리상담 홍보 이메일을 배포하는 모순된 상황을 벌인 것이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KT 직원 자살이 문제가 되니까 회사가 나름 꼼수를 쓴 것 같다"며 "현실에서는 노조활동으로 우울증을 앓게 된 노동자의 병가가 거부되는 상황이 벌어지니 유감"이라고 말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질병이나 병원치료에 대해서는 당연히 병가를 인정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전이라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by 100명 2013. 10. 21.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