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에 인센티브 최대 5억원 지급…영업망 대폭 확대

2013년 들어 고객 50만여명 이탈…공격마케팅으로 재도약 노려

 


올 들어 계속 경쟁사에 가입자를 빼앗긴 KT가 반격에 나섰다. 영업직원은 물론 대리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연말까지 가입자 60만명을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경쟁사들이 맞대응에 나서 잠잠하던 보조금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영업망 강화 나선 KT

“이석채 KT 회장(사진)이 지난달 말 4분기 영업전략 회의에서 연말까지 이동통신 가입자를 60만명 이상 늘리라고 지시했다” “KT가 전시체제를 선포했다”. 최근 통신업계에서 나오는 얘기다. 60만명은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시장 전체 순증 가입자인 112만명의 절반에 달한다. KT가 올 들어 9개월간 경쟁사에 빼앗긴 가입자 수와 맞먹는 규모다. 그만큼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단 얘기다.

대리점 인센티브 정책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리점에 9~10월 두 달간 6~8월 석 달 평균 4세대 이동통신 LTE 가입자 모집 실적의 두 배를 할당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최소 1500만원에서 최대 5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예컨대 6~8월 월평균 LTE 가입자 1000명을 모집한 대리점이 9~10월 두 달간 3000명을 달성하면 건당 3만원씩 총 9000만원을 준다.

‘1+1’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1~8월 월평균보다 더 많은 LTE 가입자를 모집하면 같은 규모의 본사 가입자를 추가로 배정해주는 정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은 가입자 유치 수수료와 관리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큰 수익을 올릴 기회”라고 말했다. 관리 수수료는 대리점이 모집한 가입자들의 납부금액에 따라 매달 받는 수수료다.

○“이대론 어렵다” 고육지책

KT가 반격에 나선 것은 올 들어 가입자가 계속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KT는 1~9월 가입자가 50만여명 줄었다. 경쟁사가 영업정지 중이던 1월과 2월을 제외하고 7개월 연속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 시장에서 고전했다. 지난달엔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광대역 LTE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대대적인 ‘황금 주파수’ 마케팅을 벌였다. 그러나 가입자 감소세는 계속됐다.

KT는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이 ‘이대론 어렵다’ ‘열심히 하자’고 독려했고, 영업직원을 늘리는 등 현장 마케팅을 강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한 가입자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KT가 영업망 강화에 대해 조심스러운 이유는 올 들어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보조금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방통위로부터 5일간 단독으로 영업정지를 당해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보조금 경쟁 다시 불붙나

업계에선 KT발 보조금 경쟁이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번호이동 시장에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 하루평균 1만~2만건에 머물던 번호이동 건수는 휴일인 지난 9일을 전후해 3만~4만건으로 증가했다. 17~18일엔 5만건 안팎으로 뛰었다.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의 두 배를 넘어선 규모다.

대리점과 판매점은 주로 감시가 소홀한 휴일을 틈타 기습적으로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 사업자가 보조금을 쓰면 경쟁사들이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구도여서 시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갤럭시노트3 아이폰5S 등 신제품이 쏟아짐에 따라 기존 휴대폰 재고를 털어내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by 100명 2013. 10. 22. 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