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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2일 이석채 KT 회장이 배임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이석채 회장의 강제 사퇴 수순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KT와 포스코는 공기업에서 국민주 공모 방식으로 민영화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대표도 바뀌는 'CEO 리스크'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번번이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키는 등 권력의 희생양이 됐었다.

이석채 회장 퇴진설은 올 초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청와대에서 이석채 회장에게 직접 사퇴를 압박했고, 이 회장은 이에 완강히 버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09년 취임해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2기째를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시작한 이상 이 회장도 안전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사실상 찍어내기 수순이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참여연대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KT가 콘텐츠 회사인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6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참여연대와 전국언론노조는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팔아 회사와 투자자에게 최대 86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재차 고발장을 냈다.

이에 검찰은 22일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본사와 서울 서초사옥, KT OIC 등 관계사 사무실,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자택 등 모두 16곳에 각각 보내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한편 이 회장에 앞서 KT를 이끌었던 남중수 전 KT 사장도 검찰 수사를 받고 2008년 재임 당시 중도 낙마한 바 있다.


by 100명 2013. 10. 23. 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