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방송통신위원회가 내세운 강력한 이동통신사 보조금 규제정책의 약발이 통하지 않고 있다. 이통3사가 지난 주말 과도한 스마트폰 보조금을 시장에 집중 투입하는 등 여전히 시장과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번호이동 실적자료를 보면 KT(030200)가 SK텔레콤(017670)에 고객 2459명, LG유플러스(032640)에 2621명을 빼앗겨 종합 5080명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KT에 2621명, SK텔레콤으로부터 3314명 고객을 유치해 총 5935명 늘었다. SK텔레콤의 경우 KT 고객 2459명을 확보했으나 LG유플러스에 3314명을 빼앗겨 모두 855명 순감했다.

이는 지난 주말 이통3사가 유치한 판매 실적을 21일 합산한 것으로, 치열했던 주말 보조금전쟁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LG유플러스, KT, SK텔레콤 순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정상적인 패턴"이라며 "번호이동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이 지난 주말 주도적으로 고객유치한 것을 알 수 있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주 토요일인 19일 대형유통판매점에서 아침 9시부터 갤럭시 S3(3G)를 5만원에 판매했다. 이어 20일 갤럭시 S4를 할부원금 19만원에 시장에 내놓았다. 갤럭시 S4 출고가는 99만9000원으로, 80만9000원이 보조금에 해당한다.

같은 날, 온라인사이트에서는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옵티머스 G프로를 할부원금 12만8000원에 지급하는 반짝 행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G프로 출고가는 85만8000원으로, 보조금 지원액은 73만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와 KT도 적극 대응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LG유플러스는 갤럭시 노트2를 22만원에, 옵티머스 G프로를 16만원에 풀었다. KT는 보급형 모델 갤럭시그랜드를 1000원에 팔기도 했다.

이 같은 보조금 폭탄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17일부터 KT가 갤럭시 노트2에 100만원, 갤럭시 S4에는 75만원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해 시장이 갑자기 달아올랐다"며 "다른 이통사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8일 KT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는 총 4829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3879명은 SK텔레콤에서, 950명은 LG유플러스에서 유치했다.

방통위는 이날 이통3사에 유선으로 경고조치를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과열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화로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시장과열을 우려해 이통3사에 직접 경고까지 했지만, 하루 만에 불법보조금은 다시 시장을 과열시킨 셈이다.

방통위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번호이동으로 인한 개통 건수는 일평균 2만3000건, 과열 수준이 2만4000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과열 수준에 가까운 위험수위라는 지적도 보탰다.

현재 방통위는 이번 주말 보조금 문제 뿐 아니라, 지난 6일 하이마트에서 갤럭시 S4를 17만원에 판매한 것까지 포함, 전반적인 불법보조금에 대한 실태점검 중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불법보조금 규모와 정도를 파악하는 실태점검을 현재 실시하고 있으며, 위원회 결정에 따라 사실조사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태점검 후 사실조사가 진행되면 이통사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

by 100명 2013. 10. 23. 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