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KT 본사와 이 회장의 자택 등 16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스포츠서울닷컴DB
검찰이 KT 본사와 이 회장의 자택 등 16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스포츠서울닷컴DB

[스포츠서울닷컴 | 황원영 기자] 검찰이 KT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이석채 KT 회장의 사퇴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22일 오전 10시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을 수사하기 위해 KT와 이 회장의 자택 등 16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르완다 출국 예정이었던 이 회장은 현재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상태다.

 

검찰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KT 본사와 서울 광화문·서초동 사옥, 이 회장과 임원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했으며, 해당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보고서, USB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르완다에서 개최되는 아프리가 혁신 정상회의(Transform Africa Summit)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으나 출국금지 조치로 참석이 불가능하게 됐다. 해당 회의에는 아프리카 10개국 정상과 정보통신 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및 업계는 이번 출장을 두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데에 대한 '도피성 출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경영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해 왔고, 검찰조사에도 성실히 응해 왔다. 현재 조사 상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이 회장의 사퇴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009년 취임해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이 회장은 'MB 라인'의 대표 격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 사퇴를 끊임없이 종용받은 만큼 이번 국정감사 후 이 회장이 스스로 KT 회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KT는 "이 회장의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극소수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지난 2월 참여연대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팔아 회사와 투자자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KT는 감정가 대비 매각 비율이 95.2%라고 반박한 상태다.

 

검찰은 22일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 관련자를 차례로 소환해 고발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다

by 100명 2013. 10. 23. 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