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후보자는 거절…이석채 회장 수사와 맞물려 논란 커질 듯

▲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석채 KT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미국에 거주하는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게 KT 최고경영자(CEO)직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후보자는 이 제안을 즉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가 미국에 있는 김종훈 전 미래부 장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KT CEO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통화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와대에서 이석채 회장 교체설이 제기됐던 추석 전후로 추정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청와대의 제안을 들은 김 전 후보자는 그 자리에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절 이유에 대해서는 "장관 후보직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전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삼고초려해 모셔온 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는 인물이다. 그는 통신장비업체인 유리시스템즈를 창업해 '벤처신화'를 이뤄내고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벨연구소 사장을 지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창조경제 핵심부처인 미래부 장관에 그를 기용하려 애썼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준비과정 중 그에 대한 국적, 재산 관련 등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정부조직개편법에 관한 여야 대립으로 정치권이 파행되자 김 후보자는 "절망스럽다"며 자진 사퇴했다.

그런 김 전 후보자에게 청와대가 KT CEO 직을 제안했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준다.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제안은 이석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맞물려 파장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 전 후보자에게 그런 제의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어제(22일)부터 시작된 KT 압수수색의 의도가 명확해진 것"이라며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를 주인이 없다는 이유로 사유화하려든다면 KT는 언제까지 정치권 입김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by 100명 2013. 10. 23.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