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3Q 가입자 300만명..2대 美케이블 HBO 눌러
LG CNS, 망고채널로 OTT서비스 시작..풍부한 '미드'
국내 유료방송 비해 가격 경쟁력 없어..불법다운도 걸림돌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OTT, Over the top)인 넷플릭스가 기존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OTT사업자가 진출하고 있다. 가입자 2400만 명의 제한된 시장 속에서 케이블방송, IPTV, 위성방송 간 가입자 확대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OTT서비스가 향후 유료방송시장 지형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OTT 서비스란 인터넷을 통해 방송프로그램, 영화, 교육 등의 동영상을 전달하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도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의 대표적인 OTT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최근 3·4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4배이상 늘어난 32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가입자도 지난 3분기에만 130만 명이 늘어난 덕분에 약 3000만 명을 넘겼다. 미국 2대 케이블방송인 HBO 가입자 2870만 명을 뛰어넘으며 유료방송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넷플릭스는 실시간 방송 중계 없이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TV나 PC, 모바일기기에서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한달에 8.99달러의 월정액만 내면 콘텐츠를 무제한 볼 수 있다. VOD서비스로 사람들의 시청 패턴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고, 특히 케이블방송보다 3~4배 싼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가입자를 빠르게 흡수한 결과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유료방송 서비스 계약을 해지하는 ‘코드커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판 넷플릭스 늘어난다..유료방송시장 지형 바꿀까
미국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화면. 스마트TV나 모바일기기 등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월 이용료 8.99 달러를 내면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우리나라에서도 다음TV 등이 OTT서비스를 내놓은 가운데 지난 18일 IT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OTT서비스 ‘망고채널’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망고채널은 일단 해외드라마 관련 콘텐츠 제공에 초점을 잡았다. LG CNS는 미국 워너브라더스, 폭스, 영국BBC 등 3개 해외 메이저 방송사 판권을 확보하고 1700여편의 해외 드라마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실 그간 한국에서 ‘미드열풍’이 불었지만, 이용자들은 대부분 P2P서비스 등을 통해 불법다운로드를 받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미드 특성상 시리즈물을 한번에 다운받아 연속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 일부 케이블방송(PP)채널이 실시간 방영을 해도 시청률이 크게 높지 않았다.

LG CNS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감시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쉽게 해외드라마를 VOD로 볼 수 있는 데 초점을 잡았다”면서 “다양한 미드를 손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빠르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직은 초창기이지만 LG CNS는 사업이 확대될 경우 넷플릭스처럼 국내 콘텐츠 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물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사실 넷플릭스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콘텐츠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크게 작용했다. 망고채널은 콘텐츠를 일반화질부터 고화질까지 화질 수준에 따라 편당 590~1390원에 제공한다. 시즌별로 구매할 경우 30~50% 할인을 받을 수도 있지만 P2P서비스가 편당 100~200원에 다운받을 수 있는 점을 볼 때 넷플릭스처럼 매력적인 가격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국내 시장의 유료방송서비스 가격이 미국 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케이블방송이나 IPTV 등 1만 원 내외의 비용만 내면 실시간 방송 뿐만 아니라 무료 VOD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영 미디어미래연구소 팀장은 “미국과 달리 한국시장은 유료방송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OTT서비스 때문에 기존 유료방송을 ‘코드커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획기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판 넷플릭스 늘어난다..유료방송시장 지형 바꿀까
IT서비스 기업 LG CNS는 보고 싶은 해외 드라마를 언제 어디서나 쉽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OTT서비스인 ‘망고채널’을 지난 18일 출시했다. LG CNS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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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00명 2013. 10. 25. 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