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대한민국의 세계 속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고속성장의 든든한 엔진이었던 제조업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국가이미지나 브랜드가치, 교역규모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하지만 노동·사회 분야는 여전히 선진국과 격차를 보였다. 에너지자립도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70여개 경제·무역·사회지표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순위를 정리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27일 발간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휴대전화 출하량(1위), 반도체 매출액(2위), 선박 수주량(2위), 자동차 생산(5위)은 5위권 안에 포진했다. 주력 수출상품이 모두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외환보유고와 주식거래액에서 세계 8위에 오르는 등 금융부문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지수(2011년 기준) 세계 1위, 국제회의 개최건수(2012년 기준) 5위, 내국인 특허등록건수(2011년 기준) 4위를 차지했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하는 국가이미지는 올해 8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두 계단 뛰어올랐다.

하지만 ‘삼성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매출액은 삼성을 기준으로 2위(304억7400만 달러)이고, 휴대전화 출하량도 삼성을 기준으로 1위(3억8500만개)다.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가치에서 10위 안에 명함을 내민 국내 기업은 삼성(9위) 뿐이다. 삼성그룹 매출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노동·사회 분야에서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경제활동 참가율(49.9%, 25위), 출산율(1.29명, 150개국 중 146위)은 물론 국민 1인당 연간노동시간(2090시간, 2위)은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보여줬다. 석유소비량 8위, 원유 수입 4위 등으로 해외 에너지에 기대는 산업구조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IMD가 평가한 2013년 국제경쟁력은 22위(100점 만점에 75.17점)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으로 교역규모는 2011년(9위)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다만 무역의존도가 94.5%(36위)나 돼 중국(47%, 134위), 일본(28.3%, 165위), 미국(24.7%, 167위) 등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내수 시장을 키우지 못한 채 수출에만 매달리는 우리 경제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세계 수출시장점유율 1위 품목 수(61개)는 2011년보다 두 계단 내려간 15위였다.

by 100명 2013. 10. 27.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