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검찰이 KT(030200)(35,500원 50 -0.14%)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거액계좌를 발견했다는 소문이 있지만, 이석채 회장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들과 내년 사업계획과 신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등 평소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내달 2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순방에 동행할 예정이었던 KT 김홍진 G&E 사장은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정부의 편치 않은 속내가 확인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검찰수사에서 KT 글로벌 사업을 맡는 광화문 사옥의 G&E 부문도 압수수색당한 만큼, 해당 계좌가 김 사장 명의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나오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전경련과 산업부 측 인사가 김홍진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근혜 대통령 유럽순방 동행 여부를 물었고, 김 사장 스스로 동행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9일 KT 이사회와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거취와 관련된 아무런 입장을 말하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실적, 내년 사업계획, 신사업 계획 등 일반 안건외에 참여연대가 고발한 사건에 대한 KT경영진의 설명이 이어졌다.

KT 이사회 한 이사는 “5~6개 안건이 있었는데 참여연대의 고발 건에 대해 KT는 이전 CEO 시절 발생한 일이라거나 오해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했다”며 “이 회장이 거취와 관련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는 참여연대 고발이 명분이지만 그것만은 아니지 않겠냐”면서 “이 회장 스스로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부하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고발장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하철 광고사업인 스마트몰 사업, OIC 랭귀지 비주얼 사업, 이노에듀 등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체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고, KT소유 부동산 39곳을 감정가 대비 75%에 헐값 매각하는 등 배임을 통해 회사에 800억~1000억 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2009년 이후 자금 흐름 내역을 보기 위해 계좌 추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검찰의 칼날이 좁혀들수록 이 회장을 둘러싼 운신의 폭은 좁아질 것이나,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KT는 검사 출신인 정성복 부회장을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해 그동안 강도 높은 윤리경영을 해 왔다”면서 “과거 부회장실에서 일했던 직원도 사소한 비리 혐의로 지방으로 쫓겨나기 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명백한 개인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은 적고, 성향 상 쉽게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이석채 회장과 김홍진 G&E 사장, 자회사를 관리하는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 등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혁신정상회의 2013’에 참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과 김 사장 등이 내달 1일 귀국하면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by 100명 2013. 10. 29.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