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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급수에서만 살아왔다."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 중인 이석채 KT 회장(사진)이 자신에게 씌워진 비난 여론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현재 일부 국내 언론에서 제기한 자신의 비자금 계좌 발견과 연관된 추측성 보도를 고려한 주장으로, 향후 제기되는 어떤 의혹에도 흔들림 없이 헤쳐나가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참석차 르완다를 방문 중인 이 회장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세상은 1급수가 아니어서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항변했다. 이 회장은 검찰 압수수색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된 통장이 발견됐다는 보도와 관련된 질문에 "그것을 믿느냐"고 반문하면서 "나도 모르는 일이고 지난 5년 동안 노력해온 게 KT를 투명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회사로 만들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KT가 글로벌 시장으로 시원하게 진출하지 못한 것은 우리가 오직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는 물고기이기 때문이다"며 "르완다에서 KT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여기는 1급수여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이 회장을 포함해 KT가 현재 한국에서 호되게 당하고 있는 것은 국내 환경이 1급수 이하의 함량 미달이기 때문으로 들린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이 회장은 "거대 쓰나미를 어떻게 돌파하겠냐"며 "내 거취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아직까지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있지만 외부 환경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지난 4~5년간 추구한 것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투명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었다"며 "세상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힘들게 버텨왔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내가 장차관을 오래 못했지만 내가 지난 자리에는 엄청난 업적이 있었고 모두 현실을 개혁하는 것이었다"며 "보통 사람 같으면 총을 12번 맞았겠지만 너무 완벽하게 자기 부정을 감출 수 있었기 때문에(부정하지 않아서)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KT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흠 잡을 데 없는 깨끗한 자기 관리 때문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대통령 수행하려고 갔을 때 누군가 자동차 앞 바퀴 볼트를 다 뺀적도 있고 협박도 많았다"며 "나를 죽인다는 사람이 여럿이 있었고, KT와서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타워팰리스로 집을 옮긴 것도 나보단 가족이 안심할 수 없어서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선경영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이석채한테 밉보이면 임원도 하루아침에 간다'는 말이 있다"며 "과거엔 근무 평가와 월급, 승진이 따로였는데 지금은 평가 한번 받으면 월급과 상여금, 승진 모든 게 결정되는 공평한 임원 평가 기준을 내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귀국 일정에 대해선 "다른 나라로 가야 된다"면서 "아프리카 국가 원수가 내가 귀국할 때 들러주기를 원한다"며 정확한 귀국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by 100명 2013. 10. 31.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