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인공위성 2기를 정부 승인 없이 헐값에 외국에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석채 회장을 포함해 KT 경영진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다.

3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승희 의원에 따르면 KT는 ▦2010년1월 무궁화위성 2호를 40억4,000만원 ▦2011년9월 무궁화위성 3호를 5억3,000만원 등 총 45억7,000만원을 받고 홍콩의 위성서비스업체인 ABS에 매각했다. 무궁화 2,3호기는 총 4,519억원의 개발비가 들었다.

인공위성은 대외무역법상 수출이 제한된 전략물자여서 매각시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전기통신사업법과 전파법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승인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KT는 이 같은 정부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실상 불법매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KT측은 "1996년과 1999년에 발사된 무궁화 2,3호기는 각 10년, 12년의 수명이 종료된 폐기위성이어서 전략물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 하지만 홍콩 ABS측은 여전히 무궁화 2,3호기를 위성방송, 인터넷, 위성통신용으로 활용 중이다. 유 의원측은 "위성은 설계수명이 종료돼도 원자력발전소처럼 더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폐기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래부 역시 KT가 ▦전기통신사업법에 명기된 중요한 통신설비매각 시 장관인가를 받도록 한 규정 ▦우주개발진흥법에 따라 우주물체등록자는 소유권 변동시 장관에게 통보하도록 한 규정 ▦전파법에 주파수 용도 변경 시 사전승인을 거치도록 한 조항 등을 모두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위성은 사업자 소유이지만 관련 궤도와 전파는 국가의 공공재"라며 "위성매각으로 궤도ㆍ전파를 애초 목적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이 있다"고 말했다.

헐값 매각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무궁화 3호는 2호보다 더 많은 투자비가 들었고 통신 중계기 27기와 방송중계기 6기 등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는데도 매각가격이 2호(40억4,000만원)의 8분의1 수준인 5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와 관련, 매수자인 톰 초이 ABS대표는 지난 3월 외신 인터뷰에서 "(무궁화 위성 매입은) 가격이 비싸지 않았고 투자하면 즉시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의원측은 "수천 억원대 위성을 아파트 한 채 값에 불과한 가격으로 매각한 것은 엄청난 국부유출"이라며 "2년이 지나도록 관련사실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미래부측은 위성매각의 불법성에 대해 법률검토를 진행 중이며, 위법 정도에 따라 의사결정책임이 있는 최고경영진에 대한 고발을 검토중이다.

by 100명 2013. 10. 31.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