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KT의 BC카드 흡수 계획이 연기됐다. KT캐피탈을 BC카드 지분(69.54%)을 갖는 투자사업부문과 기존 사업인 여신전문금융업체 두개 회사로 분할해 이 중 투자사업부문을 KT와 합병하려던 계획이다. 합병 이사회가 열려야 하는 날 이석채 KT 회장(사진)은 르완다에 있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KT캐피탈은 지난 27일 개최할 계획이었던 분할합병 승인 이사회를 오는 12월12일로 연기했다. 이 이사회에서는 주주총회를 대신해 분할합병 계약을 최종 승인하는 이사회 결의가 있을 예정이었다.

이사회가 미뤄지면서 KT와 KT캐피탈 투자사업부문(BC카드 소유)간 분할합병 기일도 내년 2월1일로 순연됐다. 본래 KT는 분할합병 기일을 오는 12월1일로 잡고, 이번 분할합병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KT 대표이사인 이석채 회장은 이사회 개최 예정일의 전날인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아프리카 르완다로 출국했다. 르완다에서 열리고 있는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TAS) 2013'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기업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뒤로 미루고 해외로 출국한 이 회장의 행보는 뜻밖라는 지적이다. KT의 BC카드 지분 흡수는 KT그룹 전체 재무와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이다. KT캐피탈은 BC카드 지분 69.54%를 5547억원 어치로 장부상 평가하고 있다. 이 지분을 갖는 투자사업체가 KT캐피탈에서 분할돼 KT와 합병하면 KT의 재무에도 변화가 수반된다.

무엇보다 분할합병기일이 올해에서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12월 결산 법인인 KT는 불가피하게 내년도 재무제표에 합병 영향을 반영해야 한다. 회계년도 말보다 회계년도 초에 합병을 하면 여러모로 불편이 생기지만 계획이 실제 연기되면서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 회장의 개인 사정 때문에 회사 공식 일정이 미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의 BC카드 지분 흡수 계획은 8월에 발표됐다. 르완다에서 열리고 있는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TAS) 2013' 행사는 8월에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공교롭게도 분할합병 이사회가 열리기 전날 르완다로 출국한 건 검찰 수사와 연관된 개인 사정 아니냐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특히 이 회장 부재에도 KT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건 KT이사회의 운영 방식에도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KT는 3명의 사내이사를 포함해 10명의 이사를 두고 있다.

KT이사회 구성원 현황

KT측은 이에 대해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며 "2년전 KT캐피탈이 BC카드를 인수할 때보다 더 많은 업무가 있었고 합병 작업이 다소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할합병 대상인 KT캐피탈의 투자사업부문은 금융회사이므로, 이 회사의 대주주가 되려면 여신법 6조 3항에 따라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이와 관련된 실무 작업은 금융감독원이 금융위로부터 이관받아 대주주의 요건을 갖췄는지를 검토 중에 있다.

KT는 분할합병 지연이 문제될 건 없다는 반응이다. KT 또 다른 관계자는 "KT가 BC카드와 함께 한 공동 작업은 이미 많다"며 "분할합병 절차는 이미 양 사 간에 상당히 진행된 시너지 효과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by 100명 2013. 10. 31.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