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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68ㆍ사진)이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르완다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 나무를 심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KT 회장직을 계속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키갈리 세레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계좌가 발견됐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는 "그것을 믿느냐. 내가 지난 5년 동안 노력해온 게 KT를 투명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회사로 만들려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부정을 안 저질렀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라며 "(독선 경영을 한다는 평가에 대해) 과거엔 임원평가도 돈으로 한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임원평가 기준도 내가 다시 만들었고 이를 통해 직원들을 공평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왜 KT가 글로벌로 시원하게 진출하지 못하느냐. 그것은 우리가 오직 1급수에만 살 수 있는 물고기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세상은 1급수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KT가 르완다에서 어찌 뿌리내렸느냐. 여기는 1급수니까 그렇다"고 표현했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 회장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으로, `곧 사퇴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에 앞서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에 참가해 오전 10시 개회 연설을 한 후 아프리카 정상 및 정보통신부 장관, 국제기구 정상들과 잇달아 만나 KT의 아프리카 통신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이 회장은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로 가야 된다. 아프리카 큰 국가 원수가 내가 귀국할 때 들러주기를 원한다.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에서 한 브로드밴드 연설 원고를 모 국가원수 보좌관이 달라고 해서 주기도 했다"며 구체적인 귀국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by 100명 2013. 11. 1. 07:12